[영상]택배파업 한 고비 넘겼지만…60시간 '불씨' 여전

택배노사, 국토부와 '연내 분류인력 투입' 잠정 합의
오늘 '주 60시간'논의...노조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요구
택배사-국토부, 노조 요구 거부땐 2차 합의 최종 결렬 가능성도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택배노조 파업이 일주일을 넘어선 가운데 노사가 분류인력 투입에 접점을 찾으면서 파업 사태 매듭에 한 발짝 다가섰다.

급한 불은 껐지만, 주 60시간 업무 보장과 수수료 문제가 아직 남아있어 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분류작업 문제를 두고 지난 9일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16일까지 1박 2일 노숙 농성으로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조합원 4천여명은 "노동시간 단축"과 "분류작업 시행"을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 택배사 대리점연합회, 택배노조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 기구는 15일 오후 분류분과 회의를 열고 분류작업과 관련한 인력 투입을 논의하는 릴레이 회의에 돌입했다.

7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택배업계 노사는 올해 안으로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한다는 국토교통부의 중재안에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에 택배상자들이 쌓여있다. 이한형 기자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위해 오는 9월부터 택배사들이 추가로 분류인력이나 비용을 투입하는 방안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에는 거래구조분과위에서 택배비 수수료 인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사회적 합의 기구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원인으로 지목된 분류 작업에 전담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비용을 회사측이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택배노조는 분류 인력이 실제로 투입되지 않았고, 분류 작업 비용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9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주 60시간 근무' 놓고 택배사-노조 줄다리기…임금 삭감 없이 근무시간 단축 땐 택배비 인상 불가피

남아있는 쟁점은 택배기사들의 노동시간 감축 부분이다. 노조는 총 작업시간을 주 60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수익을 보존해 달라며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했다.

이한형 기자
노조의 주장에 택배사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택배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미만으로 높지 않은데다 분류작업 인력까지 충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는 택배비 추가 인상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4월 CJ대한통운은 소형상자 (세 변의 합의 80cm, 무게 2Kg 이하) 기준 택배 요금을 기존 1600원에서 1850원으로 인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소형 기준 택배비를 1750원에서 1900원으로 150원 올렸다.

택배사가 가격을 인상하면서 고객사인 CU와 GS25 등 편의점 업계도 일제히 택배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지역에서 집하와 배송 차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CU는 무게 350g 이하 택배비를 최저 2600원에서 2900원으로 300원 인상했다. GS25도 무게 350g 이하 택배비를 2600원에서 2900원으로 300원 인상한다. 2~3㎏은 4500원에서 4900원으로 400원 비싸진다.

노조는 현재 민주당이 제시한 60시간제 시행에 따른 후속대책안을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다.

노사 양측은 소비자단체까지 참여하는 16일 회의에서 최종 타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이날 사회적 합의 기구가 최종 결렬될 경우 택배 파업 사태는 장기화 될 전망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 집하와 배송 차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gs25 편의점 택배 배송 지연 공지. gs25 홈페이지 화면 캡처
우체국은 지난 11일부터 모바일 인터넷과 콜센터 등을 통한 방문택배 접수를 중단했다. 냉동·냉장 등 신선식품 접수도 받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창원과 울산, 경기 성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한진택배는 울산과 경기 성남·광주, 경남 거제, 전북 군산과 정읍 등지에서, 롯데택배는 울산과 경남 창원, 서울 은평구, 경기 이천시 등지에서 파업으로 인한 배송 차질이 생기고 있다.

편의점 GS25도 경기 성남, 이천과 춘천시 택배 수거와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공지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이 전체의 6~7% 미만으로 크지 않아 아직까지 물류 대란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택배 파업이 길어질 경우 피해는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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