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양 패싱'에 도쿄행 불발까지…도핑 철퇴 맞은 中 수영 스타

중국 수영 선수 쑨양. 노컷뉴스

중국의 수영 선수 쑨양은 지난 2019년 7월 광주에서 개최된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굴욕을 경험했다.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건재한 기량을 과시했지만 타국 선수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했다. 일부 선수들이 쑨양과 함께 시상대에 서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광주 대회 당시 쑨양은 도핑 검사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2018년 9월 도핑 검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국제도핑시험관리(IDTM) 직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경호원들로 하여금 샘플이 담긴 유리병을 깨뜨리고 보고서를 찢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쑨양은 허가증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IDTM 직원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중국수영협회는 쑨양을 두둔하며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고 국제수영연맹(FINA)도 가벼운 경고 조처만을 내렸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생각은 달랐다.

WADA는 2019년 3월 쑨양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도핑 검사를 방해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재판 일정이 뒤로 미뤄지면서 쑨양은 광주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FINA의 솜방망이 처벌에 불만을 품은 각국 선수들은 "우리는 깨끗한 경쟁을 원한다"며 '시상대 보이콧'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러자 FINA는 또 한번 쑨양을 감싸 안았다. 광주 대회 도중 시상대에서 정치적인 행동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선수들은 "왜 표현의 자유를 막는가?"라며 또 한번 불만을 나타냈다.

타국 선수들의 행동에 분노한 쑨양은 대회 막판 공동취재구역에서 "나는 떳떳하고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고 해명했다. 팀 관계자의 만류에도 언성을 높이며 인터뷰를 계속 진행했을 정도로 감정이 격앙돼 있었다.

이처럼 광주 대회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바로 '쑨양 패싱'이었다.

타국 선수들은 예전부터 쑨양의 자격을 의심했다. 쑨양은 2014년 도핑 양성반응으로 인해 중국반도핑기구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후에도 도핑 의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쑨양은 철퇴를 맞았다. CAS는 2020년 2월말 쑨양에게 8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쑨양은 즉각 반발했다. 쑨양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스위스 연방 법원은 작년 12월 이를 받아들였다.

사건을 CAS로 돌려보내면서 원심과 다른 재판부에서 재심을 진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CAS는 22일(한국시간) 재심 결과를 공개했다. 쑨양에게 4년3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쑨양의 자격정지는 CAS가 처음 징계를 결정한 지난해 2월부터 적용된다.

징계 기간이 원심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쑨양은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쑨양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한 중국 수영의 간판 스타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끝까지 애썼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수 생활 내내 도핑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쑨양은 결국 그 대가를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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