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후 주요 지하차도에 안전시설을 설치하는 등 상습 피해 지역에 대책을 집중했다.
◇부산지역 21개 지하차도에 차량 진입 차단 시스템 설치 마무리
높이 제한 시설물 위에 설치된 형광판에는 '지하차도 정상 통행'이라는 녹색 글씨가 수시로 점멸했고, 지하차도 상부에 설치된 소형 전광판에서도 '통행 가능' 메시지가 노출됐다.
지난해 침수 사고로 3명이 숨진 초량지하차도 진출입로에 설치된 '차량 진입 차단 시스템' 모습이다.
지하차도 바닥에 설치된 침수 감지기를 통해 차도 침수가 시작되면 곧바로 전광판으로 이를 알리고, 차단기가 작동해 차량 진입을 막는다.
사고 당시 지하차도를 제대로 통제했더라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대비책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노후한 지하차도 환경 개선이나 침수 시 인력 배치 등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택시 기사 조창균(65·남)씨는 "손님을 태우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는 지하차도에 안전시설이 설치됐다고 하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라며 "지난해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올해에는 무사히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단 시설도 좋지만, 지하차도 자체가 너무 어두워서 보행이나 운전할 때 위험은 여전한 것 같다"라며 "조명 등 시설 개선이 필요할 것 같고, 무엇보다 침수가 우려되면 사람이 직접 나와서 현장 안전을 책임져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인접한 초량 제2지하차도와 부산 남구 문현·대남지하차도 등 부산에 있는 21개 주요 지하차도 모두 침수 대비 시스템 설치가 마무리됐다.
◇범람했던 동천에는 수위계 설치…붕괴 위험 높은 비탈면·공사 현장 등 집중 점검
부산 남구는 지난 5월 동천 일대 5개 지점에 수위계와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천 수위를 수시로 관찰해 만약 수위가 높아질 경우 조기 경보 방송으로 이를 알리고 대피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천이 범람할 경우 차량이 임시로 피할 수 있는 대피 장소도 지정했다.
또 고지대가 많은 부산의 지리적 특성상 급경사지나 절개지 등 붕괴 우려 지역이 많아, 현장에서 우기 대비 안전 점검을 벌인 뒤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급경사지 7곳을 따로 지정해 부산시가 직접 관리하며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집중 호우나 강풍에 의한 붕괴·낙하 가능성이 높은 철거 현장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만큼 지하차도에는 차단 시설을 설치하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했고, 하천 역시 담당 부서와 기초단체가 재난 대비 작업을 진행했다"라며 "붕괴 위험이 있는 비탈면 등 급경사지 7곳을 지정해 예방 공사를 추진하고,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우수 저류 시설 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