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윤석열은 '검증의 파도'를 넘을 수 있을까

윤석열 장모 최모씨 징역 3년 실형에 법정구속
출마선언 사흘 만에 터진 장모 문제로 대선행보에 큰 차질
부인 김건희씨는 주가조작수사 대상
분리 대응에 나선 모양새지만 국민정서가 용납 어려워
여당은 물론 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도 비판 가세
출마선언 직후부터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맞은 윤 전 총장 완주여부에 관심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장모 최모씨. 황진환·이한형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요양병원 불법개설과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최씨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다른 동업자들과 함께 요양병원을 세운 뒤, 약 23억 원에 달하는 요양급여를 부정하게 받은 사실이 모두 인정됐다.

최씨의 변호인들은 열린민주당 최강욱의원등의 고발로 이뤄진 정치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고 고령의 최씨를 법정구속한 것은 죄가 상당히 무겁다고 판단한 것이다.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대선출마 선언을 한 지 불과 사흘 만에 터진 장모 최씨의 실형선고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선행보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최씨는 이 사건 외에도 다른 문제들로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다. 같은 의정부법원에서는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의 땅을 매입하면서 동업자와 짜고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한 추모공원 경영권 편취 의혹으로 사업가 노모씨로부터 고발을 당해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이 두 차례 재수사를 요청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부인 김건희씨가 수사를 받고 있는 도이치뱅크 주가조작사건에도 관여한 정황이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거나 의혹이 일고 있는 사건들이 사문서위조, 주가조작등 사회적으로 비난을 살만한 문제라는 점도 윤 전 총장에게는 좋지 않은 징후다.


윤 전 총장은 장모의 실형선고와 관련해 "법 적용에 누구나 예외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아무런 평가가 없는 원론적인 말이다.

윤 전 총장은 처가 문제와 자신의 대선행보를 연계하지 않고 분리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사안이 과연 윤 전 총장의 바람대로 따로 떼서 대응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과거 자녀나 친인척의 문제로 구설에 오른 전직 대통령의 사례에서 보듯, 국민정서가 이런 문제를 용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야권, 특히 국민의 힘 입장에서 윤석열 전 총장 처가 문제는 상당한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윤씨의 영입에 큰 부담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복당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격했다. 윤창원 기자
또한 여당은 물론 야권의 다른 대선주자들의 견제와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장모외에도 부인 김건희씨 역시 주가조작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세간에 떠도는 소문에 섣부르게 대응하는 바람에 오히려 의혹만 부풀리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로 촉발된 현 정권과의 갈등으로 단숨에 대권후보로 부상한 윤석열 전 총장의 대권행보가 출마선언 직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새로 영입한 언론인 출신의 대변인은 불과 열흘 만에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라 그만뒀고,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은 잠재적인 위협으로 남아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마치고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윤창원 기자
대선이라는 목표점을 향해 닻을 올린 윤석열 전 총장에게 이제 가혹한 '검증의 시간'이 시작됐다.

이런 검증의 시간을 통과해 과연 대선이라는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윤 전 총장의 바람대로 처가의 문제가 자신과는 별개의 문제로 받아들여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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