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친문 연대…이낙연·정세균 "文정부 계승 함께 노력"

이낙연·정세균, 3일 여의도서 회동…"경선 기획 정체성 논란 우려"
김경율부터 영남 역차별 발언까지…이재명과 견해차
이낙연, 추미애 등 나머지 대권주자들과도 회동 예정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최근 불거진 '김경율 파동' 등으로 불거진 당의 정체성 논란에 대해 우려의 뜻을 공유했다.

두 후보는 지난 1일 민주당 지도부가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를 경선 면접관으로 섭외한 데 대해 함께 반발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李·丁, 친문 정체성 공유…"민주당의 정체성 지키자"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회동을 갖고 취재진에 "10개월 남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계승 발전시킬 민주정부 4기의 탄생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불거진 당내 경선 기획의 정체성 논란 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며 "각 후보의 정책, 정체성, 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공정한 경선, 선의의 경쟁의 장으로 발전 시켜 나가도록 당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 온 민주당의 빛나는 가치와 정체성을 지키면서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 대전환의 시대가 요구하는 국내외의 새로운 과제를 시행착오 없이 해결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이재명 경기지사를 우회적으로 저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모두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 출신으로, 친문 진영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저격했던 김 회계사를 비판하면서 '친문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친문 결집 시동…이낙연, 추미애 등 나머지 주자들과 회동 예정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추미애(오른쪽부터 기호순),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후보가 박수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두 사람의 합종연횡은 당 지도부가 국민 면접관으로 김 회계사를 섭외했다는 발표 직후 가시화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진정 민주당의 결정인지 믿기 어렵다"고 했고, 정 전 총리도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거냐"며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반면 이 지사는 "당이 독한 국민 면접을 하기로 했다고 했는데, 저는 아까 기사를 보고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이다,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 친문 진영과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그다음 날에도 '민주당 정체성'을 놓고 한목소리로 이 지사를 질타했다.

이 지사가 경북 안동을 찾아 '영남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지역주의 타파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평생에 걸쳐 매달려 온 과제였고, 민주당의 정체성이 됐다"며 "민주당의 지도자들은 그런 역사와 정체성을 기억하며, 그 과제를 해결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도 "민주당은 이런 차별적 발상과 싸워온 정당"이라며 '정체성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른바 '친문 리그'가 결성되려는 움직임 속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 다른 대권주자들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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