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앱 다시 깔았어요" 돌아온 '집콕'에 유통가 '초긴장'

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한형 기자
서울 코엑스 앞 선별진료소는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집으로 가는 퇴근길, 길게 늘어선 사람들 옆을 지나치던 김모(43)씨는 숨을 참았다.

이씨는 집에 오자마자 썼던 마스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메고 있던 가방도 알코올 솜으로 소독했다.

그리고 핸드폰을 열어 두 달 전 지웠던 새벽배송 어플리케이션을 다시 깔았다. 국과 반찬, 반조리 떡볶이를 장바구니에 담은 김씨는 서둘러 결제를 마쳤다.

"오래 살고 싶은" 그는 당분간 외출과 외식 대신 집에 머물 생각이다. 회사에도 재택근무를 신청했다.

"코로나가 잠깐 잠잠해졌을 때는 배달 음식도 먹고 나가서 먹기도 했는데 4차 유행 시작됐다고 하니 불안하더라고요. 새벽배송 밀키트는 조리만 해서 먹을 수 있고 배달원이랑 마주치지도 않아서 안전한 방법인 것 같아요."

수도권 확진자가 1천 명에 육박하며 코로나19 대유행이 도래한 가운데 유통업계도 다시 돌아온 '집콕'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새벽배송 업체들은 식자재와 밀키트 주문이 크게 증가할 것에 대비해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는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비대면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물류센터 방역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 관계자는 "이미 할 수 있는 최대치로 방역을 하고 있어 일단 기존 조치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하루 주문량에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주문 증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연합뉴스
'근거리 즉시배달'인 퀵커머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주문량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6일 쿠팡이츠 앱에 '마트'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서울 송파구에 퀵커머스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테스트를 마치는대로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확대할 방침이다.

GS홈쇼핑과 합병한 GS리테일은 '우딜'을 내세워 장보기 배달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지난달 출시한 우딜은 출시 10일 만에 누적 주문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GS리테일은 코로나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속 비대면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우딜앱으로 GS25, GS더프레시상품 주문 시 최대 8천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플랫폼 GS프레시몰은 늘어날 홈밥족을 위해 주요 식재료인 채소류를 전국 최저가로 판매하는 행사와 함께 복날관련 상품, 밀키트, 베이커리 상품 등을 최대 50% 이상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온라인에 '장보기족' 몰리지만…확진자 쏟아진 오프라인 매장은 '울상'


백화점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직원. 연합뉴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잇따른 확진자 발생에 휴점에 돌입하며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보복 소비 증가로 매출 상승세를 보였던 백화점 등 유통가는 여름철 대규모 세일을 앞두고 초비상이 걸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2분기 96에서 3분기 107로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이 예상됐지만 델타 변이 타격에 매출 하락 우려도 나오고 있다.

7일까지 누적 확진자 48명으로 집계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7일과 8일 이틀간 문을 닫는다. 현재 방문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가 계속 진행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6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도 매장 직원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매장이 폐쇄됐으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 2일 계산대 직원 2명이 확진되면서 영업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황진환 기자
대형마트도 예외는 아니다. 이마트 성수 본점에서는 지난 2일부터 최근까지 직원 4명이 확진됐다. 이마트는 지난 5일 영업을 일시 중단하고 전직원을 상대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유통업계는 추가 확진자를 막기 위해 코로나 확산을 위해 방역 수준을 최대한도로 끌어올려 시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발열체크와 시식·시음 금지, 고객 휴게공간 이용 금지와 집객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경우, 문화센터 좌석 두 칸 띄우기, 문화홀 50명 이상 행사를 금지할 방침이다. 또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A,B 조로 편성해 평소 인원의 절반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정부지침 이상으로 방역을 하고 있었는데 확진자가 나오면서 백화점과 마트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질때마다 소비심리가 크게 꺾이는 만큼 정부 지침을 예의주시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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