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간 전파 줄고 또래 전파↑"…20대 발생률 '최다'

서울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방역당국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해 앞선 유행보다 세대 간 전파는 줄고 '또래 사이' 전파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감염경로 중 '선행 확진자 접촉'에 대해 지난해 말 3차 유행과 이번 유행을 비교·분석한 결과, 같은 연령대 간 전파가 다른 세대에 의한 전파보다 많았다고 발표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번 유행은 3차 유행보다 '확진자 접촉'에 의한 전파 자체가 11.4%p(32.2%→43.6%)나 증가했다. 예전 유행들처럼 집회나 유흥시설 등 단일 장소나 단체를 통한 폭발적 확산보다는 산발적 집단감염이 일상 곳곳에서 가까운 관계를 타고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방대본은 "선행 확진자의 연령분포를 살펴보면 60대 이상 비중은 30%에서 13.4%로 줄었고, 60세 미만 비중은 70%에서 86.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자들보다 2030 젊은층의 대면 만남, 대외 활동을 통한 전파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전 유행보다 가족을 통해 감염되는 비중은 61.7%에서 41.9%로 낮아졌지만, 지인 또는 동료를 통해 감염된 비중은 23.8%에서 40%로 약 2배 정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역당국이 지난달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확진된 2만 7708명 중 '확진자 접촉'을 통해 감염된 1만 2082명을 조사한 결과 선행 확진자가 가장 많이 분포된 연령대는 '40~50대'(42.6%)와 '20~30대'(35.3%)로 파악됐다.
 
방대본은 "10대 이하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는 동일 연령대 간 감염전파 비중이 가장 높았고, 특히 20~30대 및 40~50대의 경우 연령대 선행 확진자 비율이 각각 19.9%, 23.5%로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60대 이상은 선행 확진자 비율이 5.8%에 그쳤고 10대 이하 역시 0.8% 수준에 머물렀다.
방대본은 "현재 유행이 지인·동료 등 활동 영역을 공유하는 비슷한 연령 간의 교류에 의한 전파가 뚜렷하다"며 "사적모임 인원 제한, 직장 내 실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준수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최근 한 달 간 모든 연령대의 발생률이 증가한 가운데 20대는 이달 첫주 기준 인구 10만명 당 '5.2명'으로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30대(3.7명)와 40대(3.5명), 50대(3.4명)는 전체 평균(3.1명)과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방역당국은 서울 마포구 음식점 및 경기 영어학원 사례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례에선 지난달 22일 지표 환자가 나온 이후 주점·클럽 등 8개 시설과 직장 등에서 총 307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확진됐다.
 
방대본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최근 클럽이나 주점과 같이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 받는 것을 적극 권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유행세가 젊은층에 낙인을 찍는 근거가 되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 단장은 "이런 결과들은 특정 세대의 문제로 오해되어서는 안 됨을 말씀드린다. 유행은 어떤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감염의 위험요인과 이를 통제하는 방법에 따른 문제로 접근하여야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많은 답답함과 불편함이 있으신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재 유행의 차단을 위해 적정한 거리두기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으로, 조금만 더 참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 1·2학년 교직원 및 돌봄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접종센터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편,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도 2주가 지난 시점에 확진된 '돌파감염' 사례는 지난 8일 0시 기준 총 252명으로 집계됐다.
 
백신별로는 얀센 접종자가 143명으로 최다였고, 화이자(58명), 아스트라제네카(AZ)(5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각 사례를 추적 관찰한 결과, 위·중증으로 진행된 환자는 2명(0.8%)으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이들의 변이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37명을 분석한 결과 12명(32.4%)에게서 주요 변이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형별로는 알파형 변이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타형이 1명, 델타형이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장은 "모든 백신에서 돌파감염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돌파감염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고 있으며 특이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음을 설명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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