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빅텐트에 좁아지는 안철수 입지…믿었던 지지율마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창원 기자
제1야당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빅텐트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으로 국민의힘 빅텐트에 힘이 실린 가운데 또 다른 야권 잠룡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입지는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문제가 '당명 변경'을 둔 신경전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며 교착상태에 빠졌고,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이 그나마 지렛대로 삼았던 지지율마저 흔들리고 있다.

당명 변경에 멈춘 합당…국민의힘 "우리가 왜 받아?"

18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합당 실무협상단은 국민의당에 당명 변경을 통해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 논리적 근거나 수치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측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명 변경의 근거가 있어야 우리도 당에 설명할 것 아닌가? 그런데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부터 진행된 양당의 합당 실무 협상은 당명 변경 문제로 지금까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당명변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쪽은 국민의당이다. 흡수 합당이 아닌 당과 당이 합당하는만큼 당명 변경은 필수라는 것이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3차 실무협상이 끝난 직후인 지난 14일 YTN라디오에 나와 "당대당 합당이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상징하는 의미에서 당명 변경은 필요한 요소로 반드시 해야 된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지금 상황으로서는 (합당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 관계자는 "당명을 바꿀 때는 당 지지율이 바닥을 기거나, 어려울 때 새로운 탈출구를 위해 하는 것인데 지금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1위"라며 "국민의힘은 불과 7개월 전에 당명을 바꿨는데, 합당으로 당명을 바꾸자고 한다면 지지율이 얼마나 올라갈 것인지 수리 모형도라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명을 바꾸면 마케팅과 CI 등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것도 국민과 당원 세금"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새 당명은 절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최재형 품은 국민의힘, 좁아지는 안철수 입지

합당을 지렛대로 존재감 키우기에 들어갔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당에 합류시키며 야권 빅텐트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국민의당이 내걸었던 중도·청년층 확장 명분도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대표 효과로 2030세대의 지지를 받으면서 힘을 잃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창원 기자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주간 통계에 따르면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6월 1주차 조사에서 7.5%였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다 7월 1주차 조사에선 6.0%로 떨어졌다. 정당지지율 3위 자리도 열린민주당에 내줬다. (두 조사 모두 전국 만 18세 이상 2519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0%.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대표도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진행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6월 4주차 조사에선 2.6%의 지지율(전국 만 18세 이상 2014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2%)을 보였지만, 7월 2주차 조사에선 1.7%(전국 만 18세 이상 2036명 대상, 95% 신뢰수준, 표본오차±2.2%)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안 대표 입장에선 결국 합당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반등 포인트를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논하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며 "합당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는 개방적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 변화와 혁신을 담은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가 안 대표의 지금 역할"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안 대표도 도저히 당명 변경 등으로 고집부리진 않을 것"이라며 "더 큰 2번이라면서 합당 추진 선언도 안 대표가 하지 않았는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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