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택서 前연인 아들 살해…경찰, 계획범행 무게

전 연인의 아들을 살해한 백모(48)씨. 고상현 기자

제주 한 주택에서 전 연인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지인인 공범을 대동한 점 등에 비춰 계획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주범 백모(48)씨와 공범 김모(46)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김모(16)군을 살해한 혐의다.
 
현재까지 경찰은 주범 백씨의 살해 동기에 대해서 "전 연인이 헤어지자고 하자 앙심을 품어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범 김씨와의 살해 모의 여부는 수사하고 있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나, 김씨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백씨와 김군이 다툼하는 것을 말리다가 도중에 주택에서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주택 모습. 고상현 기자

경찰은 이들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선 경찰은 백씨가 지인인 김씨와 함께 범행한 점을 계획범행 정황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보다 체구가 작고 호리호리한 몸집인 백씨가 단독범행은 어려워서 김씨를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 전후로 백씨는 김씨의 차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경찰은 이들이 대낮에 일부러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현관문을 피해 주택 뒤편 담벼락에 올라간 뒤 다락방 문을 통해 주택에 침입한 점도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미처 주택 뒤편에 설치된 CCTV의 존재는 알지 못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주택 현관문 위에 설치된 CCTV. 고상현 기자

경찰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피의자들의 주택 침입 방법이나 범행 도구 등 여러 가지 현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계획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확한 사건 경위는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김군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후 3시쯤 시신 부검을 진행한다. 아울러 경찰은 백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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