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준석 의뢰로 모의시험 풀어본 野 당직자들 "너무 어렵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 선거 출마 당시 공약으로 내건 '공직후보 자격시험' 에 대한 실시 의지를 이어가는 가운데 난이도 측정을 위해 일부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모의시험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2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수능 일타강사(첫 번째로 수업이 마감되는 인기강사)들이 만든 문제 3개를 보여주며 풀어보라고 해서 봤는데 독해 지문이 너무 길었다"며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집중력이 낮아서 긴 지문을 풀 수가 없기 때문에 난이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수능 언어영역처럼 초안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놀랐다"고 했다. 한 현역 의원은 "지문이 너무 길어서 이렇게 내면 안 된다고 이 대표에게 말했다"며 "적성검사 방식으로 하되 짧은 객관식 문제로 만들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추진하는 공직후보 자격시험 시행에 앞서 난이도 조절을 위해 테스트 차원에서 일타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모의시험 문제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모의시험에는 헌법과 국민의힘 당헌‧당규 등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 지문이 포함됐지만, 지문 자체가 길어 지방선거와 총선 등 선출직 출마를 고려하는 이들을 대상으론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던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태스크포스)' 출범식을 열고 연말까지 자격시험 방식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상훈 TF 위원장은 이날 첫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의 당락을 결정하는 시험이 아니라 당에서 제공하는 여러 컨텐츠에 대해 충분히 숙지하며 기본적인 소양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 과정"이라며 "시험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라든지 불편함을 제거해드리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도 공직후보자에 대한 최소한의 '자격'을 측정하는 것이라는 취지를 강조하며 이를 운전면허시험에 빗대 설명하기도했다. 당내에선 객관식 유형으로 합격률을 70~80% 정도로 맞춰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아울러 예시 문제를 미리 공개하고 그 중에서 뽑아서 문제를 내는 '문제은행' 방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원 최고위원 등은 선출직 후보자에게 시험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 주권 원리에 반한다'며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MBC 인터뷰에서 "구의원과 시의원은 공무원 직급상에서 4급 대우"라며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량진에서 몇 년 동안 공부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보다 적어도 실력이 낫거나 아주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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