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국민캠프'라는 이름으로 대선캠프를 재정비했다. 윤 전 총장은 지지율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힘 소속 전직 의원과 전현직 당직자들이 상당수 합류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자강론에 방점을 둔 국민이힘 지도부의 방침에 반하는 것인 만큼 '제명'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캠프 대변인을 새로 맡은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 뜻을 모아 국민의 상식이 통용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참여하는 국민의 선거캠프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상근 정무특보에 이학재 전 의원, 상근 정무보좌역에 함경우 국민의힘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상근 대외협력특보에 김경진 전 의원, 청년특보에 장예찬 씨가 각각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실 총괄부실장에 신지호 전 의원, 기획실장에 박민식 전 의원, 대변인에 이두아 전 의원과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선임됐다고 발표했다.
박민식 신지호 이두아 이학재 전 의원을 비롯해 영입인사 대부분이 국민의힘 인사들이다. 이들은 현재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책임지고 있거나 주요 당직을 맡았던 전력도 상당수다. '당내 주자에 대한 대폭 지원'을 약속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식 반응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당직자는 "지도부 기준에서 보면 해당행위가 맞다"며 "국민의힘 자원을 상당수 활용하면서, 지지율 하락 국면에 '구태적 세불리기'를 하려는 것"이라며 박한 평가를 했다. 인선 면면을 보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에는 공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지만 "당 사정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겠다는 인상"만 강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윤 전 총장이 '대선경선 버스'가 출발하는 8월까지 입당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에 대한 불이익이 불가피 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 상황이면 윤 전 총장이 8월까지 입당 하겠다고 얘기해야 한다"며 "아닐 경우 국민의힘 소속 윤 캠프 인사들은 전원 제명"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오후 6시 윤 전 총장과 회동을 앞둔 이준석 대표는 캠프인선 발표 직후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SNS에 언론 등에 정치 평론을 했던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상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며 격한 비판을 냈다. 그는 "유튜브에서 상품광고를 할 때 본인이 협찬을 받았음을 알리고 방송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라며 "오늘 선임되신 분들이 언제부터 캠프 일 했는지 업계에서는 이미 다 알려져 있었으니 각자 양심의 가책은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