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 결승전.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땅에 쓰러졌다. 몇몇 선수들은 구토까지 했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당시 상황을 "마치 전쟁터 같았다"고 표현했다.
트라이애슬론은 '철인3종경기'로 불릴 만큼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다. 하지만 이날은 다른 변수가 있었다. 바로 살인적인 더위와 수질이었다.
댄 웨트젤은 "선수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엉켜있었고 트레이너는 그들을 도우려고 뛰어다녔다"라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이 경기를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했지만, 섭씨 30도, 습도 67%라는 날씨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증명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측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적어도 올림픽 기간은) 온화하고 맑은 날씨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다"고 밝혔던 사실을 꼬집었다. 댄 웨트젤은 "일본은 거짓말을 했고 대가는 선수들이 치렀다"며 "도쿄의 여름을 '온화하다'라거나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도쿄 거주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가 같은 상황이니 공평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경쟁하기 위해 평생을 훈련했고 최적의 경기력을 위한 상황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들은 도쿄 오다이바 해변의 수질 문제를 언급했다. 호주의 '폭스스포츠'는 지난 19일 '똥물에서 하는 수영, 올림픽 개최지에서 하수 유출이 두렵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마라톤 수영 선수들과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수질을 걱정하고 있다"며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예정된) 27일 도쿄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해변으로 하수 유출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에는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트라이애슬론 테스트 경기가 수질 악화로 인해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오다이바 해상공원의 대장균 수치가 국제 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기준치를 넘어서면서 주최 측이 경기를 중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