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부산 필수 코스 된 '북항·가덕도'…일각에선 우려도

가덕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여·야 대권주자들이 잇따라 부산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북항재개발 현장과 가덕신공항 예정부지가 기존 자갈치시장과 더불어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사업에 치우친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 지역의 다른 현안들이 조명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권 주자들의 부산행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두관 후보와 정세균 후보, 이낙연 후보, 박용진 후보가(기호순) 대선 출마 이후 부산을 찾았다.

야권에서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가나다순) 출마 선언을 하고 부산을 방문했다.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수 차례 부산에 왔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지역구가 부산 해운대갑이다.

현직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주말인 오는 31일 부산을 방문한다. 국민의힘 유승민 의원은 다음 달 8일부터 사흘동안 부산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을 방문하는 유력 대권주자들은 하나같이 북항재개발 현장과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를 필수 코스처럼 찾고 있다.

현장에서의 일정도 비슷하다. 북항재개발 현장의 경우 사업단의 현황 설명을 듣고 조형물로 만들어진 재개발 이후 모습을 살펴본 뒤 기자 간담회를 하는 순이다.

가덕도를 방문하는 후보들은 대항전망대에서 신공항예정부지를 조망한 뒤 신공항 조기건설 의지가 담긴 입장을 밝힌다.

후보들의 부산 행보가 비슷하게 이뤄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선 레이스 초반이라는 시점과 해당 사업들이 갖는 상징성을 들 수 있다.

지역별 맞춤 공약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 가덕신공항과 북항재개발이 부산의 미래 청사진 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북항재개발과 가덕신공항 모두 중앙정부 차원에서 사실상 결론이 난 현재 진행형 사업이라는 점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7일 부산을 방문해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찾았다. 박중석 기자

북항재개발과 가덕신공항 등과 연계한 2030월드엑스포 유치 등의 과제가 남아 있지만, 특정 장소에 집중된 후보들의 행보는 지역 현안에 대한 시각을 제한할 수 있다.

부산이 처한 현실적인 상황과 이에 필요한 지원책을 캠프에 전달할 지역 정치권의 목소리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는 "부산이 여러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임에는 분명하지만, 마스터플랜이 뭔지 콕 집어 말하기는 애매한 지점이 있다"며 "지역과의 소통을 통해 풀어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 차원에서 부산이 현실적으로 필요로 하는 국가 지원 정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부산의 현안과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지역 현안들의 해결 방안이 공약에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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