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혈투 속 與 추격주자들은 '각자도생'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협약식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원팀협약'에 서명했지만, 여전히 유력 후보들을 중심으로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지는 등 신경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캠프 이경 부대변인은 29일 논평을 내고 이낙연 후보의 '허위 공약이행률'을 지적하며 국민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부대변인은 "2016년 6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보도자료를 보면, 당시 이낙연 전남지사는 76개 공약 중 5개를 완료했고 이행 후 계속 추진은 15개였다"며 "공약이행 평가가 전국 최하위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낙연 후보는 전날 본경선 첫 TV토론회에서 이 같은 이재명 후보의 지적에 대해 "보도의 제목만 본 것 같다"며 "2014년 7월 전남지사 취임 후 2015년 공약이행률을 보면 21개 중 20개를 이행한 것으로 2016년에 평가됐다"고 말했다.
 
이낙연 후보도 29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가 던진 '무능 프레임'에 대해 "제가 무능한 총리였다면 그 당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그렇게 높았겠습니까? 무능한 총리였다면 저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팀협약'을 하고도 유력후보들 간 상호비방이 이어지자 이낙연 후보는 "경쟁의 속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자제가 될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며, 일단 더 이상의 개입은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공명한 경선, 정책협력을 강화하면서 민주당다운 품격 있는 경선을 함께 약속·결의했다. 본경선 첫 TV토론회도 역량과 비전을 중심으로 원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원팀' 협약식에서 '원팀' 배지 모양 팻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윤창원 기자
다른 추격주자들은 스스로 생존할 길을 찾아 나선 모양새다.
 
정세균 후보민주당의 적자(嫡子)는 자신임을 강조하며 이낙연 후보를 견제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이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입장이 뭐였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른바 반(反)이재명 연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추미애 후보는 민주당 지도부가 내년 하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잘못된 거래를 철회하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 후보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강성 친문(親문재인)들의 지지를 얻었는데, 이들 고정 지지층의 목소리도 반영된 주장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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