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의 올림픽 메달 꿈은 8강에서 좌절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요코하마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에서 멕시코에 3대6으로 완패했다.
김학범 감독은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쏜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원톱으로 세우고, 좌우 날개로 김진야(FC서울), 이동준(울산 현대)을 그대로 배치했다. 이동경(울산)에게 조율을 맡겼고, 중원에는 김동현(강원FC), 김진규(부산 아이파크)를 배치했다. 설영우(울산), 정태욱(대구FC), 박지수(김천 상무), 강윤성(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송범근(전북 현대)이 멕시코 공격을 막아섰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줬다. 오른쪽 측면이 뚫리면서 수비가 우왕좌왕했다. 알렉시스 베가의 개인기에 이은 크로스가 올라왔고, 뒤로 돌아가는 루이스 로모를 놓쳤다. 로모로 시선이 쏠린 사이 가운데 버틴 헨리 마르틴을 막지 못했다. 로모의 머리를 거친 공은 마르틴의 머리에 맞고 실점이 됐다.
곧바로 만회골이 터졌다.
이동경이 빛났다. 전반 20분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오른발 슈팅 코스에서 왼발 슈팅 코스로 공을 접었다. 수비수는 역동작에 걸렸고, 이동경은 장기인 왼발 감아차기로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의 손을 피해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수비가 무너졌다. 오른쪽 측면은 끊임 없이 뚫렸고, 중앙 수비수도 흔들렸다. 전반 30분 베가의 롱 패스 한 방에 두 번째 골을 내줬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향하는 공이 박지수의 키를 넘었고, 로모에게 추가골을 헌납했다.
전반 37분에는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후방에서 올라온 크로스 상황에서 강윤성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세바스티안 코르도바를 밀여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전반 39분 세바스티안 코르도바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1대3으로 끌려갔다.
한국의 반격은 골키퍼 오초아에 막혔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경의 연속 슈팅이 모두 오초아의 선방에 걸려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승부수를 던졌다. 김동현, 김진규를 빼고 권창훈(수원 삼성), 원두재(울산)을 넣어 중원을 싹 바꿨다. 또 강윤성 대신 엄원상(광주FC)을 투입해 김진야를 측면 수비로 내렸다.
6분 만에 만회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이동경이 다시 멕시코 골문을 활짝 열었다. 공중볼을 경합하던 김진야를 맞고 흐른 공을 이동경이 왼발로 추격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오초아가 손을 댈 수 없는 코스로 정확히 향했다.
하지만 다시 수비진이 멕시코 공격수를 놓쳤다. 후반 9분 코르도바의 프리킥 상황에서 가운데로 빠진 마르틴을 정태욱과 박지수가 마크하지 못했다. 마르틴의 머리에 맞은 공은 송범근이 막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
추격할 힘을 잃었다. 후반 18분 코르도바의 왼발에 당했다. 5번째 실점.
2대5로 뒤진 후반 27분 엄원상을 불러들이고 이강인(발렌시아 CF)을 투입했다. 후반 36분에는 박지수 대신 김재우(대구FC)가 들어갔다. 하지만 후반 39분 에두아르도 아기레에게 추가 실점했다. 최근 9회 연속 참가한 올림픽 가운데 최다 실점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황의조가 1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승패는 갈린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