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충격패 후유증?' 日 여자 배구, 8강 탈락[도쿄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숙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과 망연자실한 표정이 대비를 이룬 모습. 연합뉴스

일본 여자 배구가 숙명의 한일전 거짓말 같은 대역전패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국 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했다.

일본은 2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A조 예선 도미니카공화국과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 대 3(10-25 23-25 25-19 19-25) 패배를 안았다. A조 최약체 케냐를 잡은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했다.

A조 5위가 된 일본은 8강 진출이 좌절됐다. A조는 브라질(4승), 세르비아(4승 1패), 한국(3승 2패), 케냐(4패)까지 6개 팀이 속해 있는데 상위 4개 팀만 8강에 진출한다. 브라질이 최약체 케냐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을 꺾은 도미니카공화국(2승 3패)로 4위 막차를 탔다.

일본은 5위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한국은 일찌감치 조 3위로 8강 진출을 이미 확정했다. 도쿄올림픽 배구는 승수, 승점, 세트 득실, 점수 득실 순으로 순위를 매긴다.

지난달 31일 한일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이었다. 당시 일본은 한국과 세트 스코어 2 대 2로 맞선 가운데 5세트를 14 대 12로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에이스 고가 사리나가 케냐전 부상 이후 2경기에 결장했지만 한국전에 전격 선발 투입돼 27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한국의 투혼이 빛났다. 1점만 내주면 끝나는 벼랑에서 한국 대표팀은 끈질긴 수비와 박정아(한국도로공사)의 잇딴 강타로 듀스를 만들었다. 당황한 일본은 이시카와 마유의 공격 범실로 역전을 허용했고, 박정아가 공중 볼 다툼에서 절묘한 쳐내기로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주장 김연경은 양 팀 최다 30점을 쏟아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주포 고가를 아끼면서까지 한국전을 준비했던 일본은 망연자실한 상황이 됐다. 경기 후 고가는 일본 언론을 통해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는데 져서 실망스럽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한국은 세계 랭킹 14위, 일본은 5위였다.

그런 일본에게 도미니카공화국과 5차전은 벼랑 끝 승부였다. 그러나 1세트를 10 대 25로 허무하게 내준 데 이어 2세트마저 23 대 25로 뺏겼다. 일본은 3세트 수비가 살아나고 고가가 7점을 터뜨리면서 반격하긴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4세트 도미니카공화국은 탄력 넘치는 강타로 압박했고, 일본의 실수가 이어지면서 16 대 9까지 앞서갔다. 일본도 블로킹 조직력을 앞세워 12 대 17까지 쫓았으나 이시카와의 터치 네트 범실 등 수비 조직력까지 무너져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씁쓸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고가는 양 팀 최다 22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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