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장대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에 머무는 동안 라이벌 샘 켄드릭스(미국)와 약속을 잡았다. 선수촌 내에서 가볍게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듀플랜티스는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면서 켄드릭스를 만나러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전화를 끊지 않았고, 듀플랜티스는 켄드릭스가 아닌 여자친구와 통화를 선택했다. 켄드릭스와 약속은 취소됐다.
듀플랜티스를 붙잡은 여자친구의 전화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 나왔다.
듀플랜티스는 3일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02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막에 앞서 듀플랜티스와 만나기로 했던 켄드릭스는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켄드릭스와 만난 호주 육상 대표 3명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만약 여자친구가 전화를 일찍 끊어서 듀플랜티스와 켄드릭스가 만났다면, 듀플랜티스의 올림픽 출전도 좌절됐을 가능성이 크다.
듀플랜티스는 BBC를 통해 이 사연을 공개했다. 듀플랜티스는 "여자친구가 전화를 끊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켄드릭스와 올림픽 대결을 준비하고,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듀플랜티스는 지난해 9월 로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6m15를 넘어 '인간새' 세르게이 붑카가 보유한 세계기록 1~8위를 한 번에 갈아치웠다. 붑카의 세계기록이 깨진 것은 무려 26년 만이었다. 도쿄 올림픽 육상 종목에서 가장 금메달에 가까운 선수였다.
그렇게 첫 올림픽 무대를 밟은 듀플랜티스는 예상대로 가장 높이 날아올랐다. 여자친구의 전화 덕분에 도쿄에서 새 황제에 오른 듀플랜티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