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의 마지막 올림픽 "3년은 참 긴 시간인 것 같아요"[도쿄올림픽]

박인비. 연합뉴스

"다음 올림픽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비(33)에게 올림픽은 특별했다. 골프가 116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5년이라는 시간을 버텨 도쿄 올림픽에 다시 출전했다. 최종 5언더파. 박인비의 마지막 올림픽은 그렇게 끝났다.

박이비는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마지막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 5언더파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샷이 앞선 3일보다 많이 안 붙었다. 그것에 비해 파 세이브도 많이 하고, 좋은 퍼트도 많이 해서 마무리는 괜찮았던 것 같다"면서 "5년 동안 준비하는 과정에서 잘 되는 일도, 힘든 일도 있었다. 그런 과정은 아쉽지 않았는데 이번 주 결과는 조금 아쉬운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스스로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도쿄 올림픽이 코로나19로 1년 연기되면서 다음 2024년 파리 올림픽까지 3년이 남은 상황. 여전히 세계랭킹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박인비지만, 파리 올림픽 이야기에는 손사래를 쳤다.

박인비는 "다음 올림픽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고, 도쿄 올림픽도 출전했다. 앞으로 3년이 남았다고 하지만, 나에게 3년은 참 긴 시간인 것 같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이번 대회에 임했다"면서 "리우 올림픽 이전에는 흐르는 물에 헤엄치면 슥 미끄러져 가는 것처럼 항상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고, 한계라는 것을 별로 느껴보지 못했다. 리우 이후에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힘든 5년을 보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아직 불가능한 위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할 만하다"면서 "다만 그 전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을 쏟아야하고, 훨씬 더 완벽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씩 와닿는 중이다. 그래서 3년 뒤는 조금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신 3년 후 파리 올림픽에는 후배들이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의 올림픽에 나선 경험이 그만큼 소중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운동 선수라면 한 번은, 아니 그 이상 꼭 경험해봤으면 하는 무대다. 우리나라에 훌륭한 선수가 너무 많은데 그런 기회가 모든 선수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 좋은 플레이를 해서 4명이 파리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큰 목표였다. 애국심이 특별히 강해서가 아니라 태극마크가 주는 의미가 5년 동안 대표팀 발탁을 위한 과정, 나 자신과 싸움, 여러 힘든 일을 겪어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박인비는 다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로 돌아간다.

박인비는 "다음 목표는 우선 다다음주 브리티시오픈이 열리고, 내년에도 많은 메이저 대회가 있다.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승이 안 나오고 있는데 메이저 대회 우승이 목표가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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