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의 반성과 자긍 "나는 못했지만 韓 야구 경쟁력 있다"[도쿄올림픽]

강백호가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5회말 2사 1, 2루에서 역전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요코하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을 아쉽게 마무리한 한국 야구.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광 재현에 나섰지만 노 메 달에 머물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 3, 4위 결정전에서 6 대 10, 재역전패를 안았다. 4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동메달이 무산됐다.

이번 대회 대표팀은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스라엘과 조별 리그 첫 경기부터 연장 승부를 치렀고, 미국에는 2 대 4 패배를 안았다. 패자 부활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9회말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일본, 미국과 4강전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결승행이 좌절됐다.

이런 가운데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동메달 결정전마저 내주고 말았다. 한국 야구는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일본을 꺾고 사상 첫 메달(동)을 따냈다. 2004년 아테니 대회 때는 예선 탈락하며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지만 4년 뒤 베이징에서 역시 사상 첫 금메달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그러나 13년 만에 야구가 부활한 도쿄올림픽에서는 빈손으로 물러났다.

한국 야구의 금메달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운 이른바 '베이징 키즈'가 강백호(22·kt)다. 올해 타율 1위(3할9푼5리)로 맹활약을 펼치며 태극 마크까지 달았다. 이번 대회 초반 4번 타자의 중책을 맡기도 했다.

초반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순이 조정됐다. 무엇보다 강백호는 미국과 패자 준결승에서 1 대 2로 추격한 5회 1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쳤다. 경기 후 강백호는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3, 4위 결정전에서 강백호는 6번 지명 타자로 나와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특히 5회 역전을 만든 중전 적시타를 치고 포효했다. 그러나 8회 불펜 난조로 재역전을 허용하며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올림픽을 타율 3할8리로 마무리했다.

강백호가 7일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요코하마=노컷뉴스

경기 후 강백호는 "내가 어릴 때부터 꿈꾼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뛰어서 영광"이라면서도 "초반부터 좋지 못했는데 믿어주신 코칭 스태프, 선배님들 덕분에 정말 좋은 경기 많이 했지만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국제 대회 나가서 더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해야 겠다"면서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 야구의 부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백호는 "정말 전 세계에 잘 하는 선수가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면서 "참가한 나라 중에 한 팀도 쉬운 나라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반대로 상대도 우리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백호는 "너무 아쉬운데 선배들이 정말 잘 이끌어주셨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면서 "충분히 (한국 야구가) 경쟁력 있는데 내가 보탬이 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대회에서는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고 더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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