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 결정 몰랐다" 부산 해수욕장 상인 분통…일선 구·군도 혼란

부산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해수욕장 폐장 8일 발표
해운대 등 주요 해수욕장, 하루 전부터 사실상 운영 종료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 "언론 보도를 통해 폐장 사실 알았다" 분통
해운대구 등 주요 지자체도 "폐장 관련 사전 통보는 없었다"
부산시 "지난달부터 대비했고, 구·군과 수시로 정보 공유…일방적 폐장 주장 사실 아니다" 반박


10일 오전 0시부터 부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며 7개 해수욕장이 폐장한다. 부산해운대해수욕장은 폐장 하루 전인 9일부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송호재 기자
부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과 함께 7개 해수욕장이 이 기간 폐장하는 가운데, 해수욕장 안팎 상인은 물론 관할 구·군마저도 해수욕장 폐장 결정을 뒤늦게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는 폐장을 하루 앞두고 긴급하게 회의를 여는가 하면 상인들도 피해 보상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평소 이른 시각부터 곳곳에 펼쳐지던 파라솔은 백사장 한가운데 꽁꽁 묶여 있었다.

형형색색 튜브 등 물놀이용품들도 백사장 한쪽에 쌓여 있었고, 용품을 대여하거나 샤워·탈의장 사용권을 판매하던 매표소는 아예 굳게 문을 닫았다.

부산시의 해수욕장 폐장 결정에 이날 파도까지 높아 입욕이 금지되면서, 해운대해수욕장은 사실상 문을 닫고 운영을 종료한 상태였다.
10일 오전 0시부터 부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며 7개 해수욕장이 폐장한다. 부산해운대해수욕장은 폐장 하루 전인 9일부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송호재 기자
물놀이용품을 대여업을 위탁받은 단체 관계자들은 해수욕장 폐장 소식을 하루 전 언론 보도를 통해 들었다며, 부산시는 물론 해운대구도 폐장 결정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4단계 기간인 2주 안에 코로나 사태가 안정돼 해수욕장이 다시 문을 열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사실상 올해 영업은 끝난 셈이라고 성토했다.

일부 단체는 이날 파라솔과 물놀이용품을 수거하는 등 시설 철거에 나서기도 했다.

상인들은 이날 회의를 거친 뒤 해운대구 관계자를 만나 대책을 촉구할 방침이다.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 대여 상인 관계자는 "어제(8일) 오후 2시쯤 해수욕장 폐장 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해운대구나 부산시는 사전에 아무 말이 없었고, 어제저녁쯤에야 뒤늦게 공식적으로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2주 안에 상황이 나아지고 해수욕장이 다시 문을 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사실상 올해 영업은 끝났다"며 "오늘 물놀이용품 대여 단체가 모여 논의한 뒤 해운대구청을 만나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0시부터 부산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며 7개 해수욕장이 폐장한다. 부산해운대해수욕장은 폐장 하루 전인 9일부터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송호재 기자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지자체 역시 부산시 폐장 결정을 사전에 듣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수욕장 폐장 기간이나 폐장 이후 안전 관리 대책, 상인 보상 방안 등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날 다급하게 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부산시가 해수욕장 폐장을 결정하기 전 논의나 사전 통보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폐장 이후 해수욕장 안전 관리 대책이나 상인들에 대한 보상 대책 등 결정해야 할 부분이 많아 관계기관이 급히 회의를 열고 있다"라고 전했다.

해운대를 비롯해 송도와 다대포, 광안리 등 7개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지자체 대부분은 이날 해수욕장 운영을 사실상 종료한 뒤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부산 서구 관계자는 "10일 0시부터 22일까지 일시 폐장하고, 파라솔 위탁단체, 샤워 시설은 운영을 안 할 예정이지만, 소방이나 방역, 민간구조요원은 계속 근무한다"라며 "폐장한다고 해도 관광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통제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송도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지금부터 한 달 장사인데, 해수욕장이 문을 닫게 돼 상인들 전부 울상"이라며 "말이 2주 폐장이지, 우리 상인들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라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송호재 기자
한편 이에 대해 부산시는 이미 지난달 말 4단계 격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일선 기초단체 의견을 모두 수렴했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있어 일방적인 폐쇄 결정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4단계 격상이라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 미리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말 이미 일선 기초단체와 사전 조율을 거쳤다"며 "각 관청과 하루에도 수십번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결정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는 10일 오전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고 7개 해수욕장을 2주 동안 폐장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7일 역대 최다 규모인 17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8일에도 138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등 코로나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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