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광주 사고 야기한 불법하도급…원도급사 입증 등 책임 ↑"

"광주 사고 현장 원도급사인 현대산업개발, 경찰 수사 결과 보고서 추가 판단"

광주 건물 붕괴 사고 현장. 김한영 기자

건설공사 불법하도급 처벌을 강화한 정부 대책에 따라 관리의무 이행 입증 등 원도급사의 책임이 늘어날 예정이다.

10일 '광주 붕괴사고 관련 해체공사 안전강화 및 불법하도급 대책' 발표에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서는 해체계획서의 작성, 해체허가, 시공, 감리 등 공사 전 과정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발견됐는데, 그 이면에는 건설현장에서 관행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하도급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불법 하도급 과정에서 무려 공사비 84%가 삭감되면서 이를 보전하기 위한 부실공사가 인명사고를 야기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의 유사한 해체공사 현장을 점검한 결과, 약 30%의 현장에서 해체공사 규정 위반 사례가, 약 10%의 현장에서 불법하도급 사례가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불법하도급과 관련한 원도급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각종 조치를 이번 대책에 담았다.

노 장관은 "앞으로는 원도급사의 하도급 관리의무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정하고, 관리의무 이행에 대한 입증도 원도급사가 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원도급사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즉시 등록이 말소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광주 붕괴사고가 일어난 현장의 원도급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 상황을 보고 판단하되,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 등은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노 장관 등과의 일문일답.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광주 건축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축물 해체공사 안전강화방안과 불법하도급 차단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하도급과 해체 과정 전반에 대해 알고도 묵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조사위가 어제 발표했는데, 어떤 정황을 통해서 그렇게 파악하고 있는지. 또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하도급을 묵인·해태한 것인지, 지시·공모했다고 보고 있는지.
 
= (권혁진 건설정책국장)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며,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안다.
 
▶ 이번 사고의 원도급사인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불법 하도급과 관련해서 지시와 공모 여부가 밝혀지지 않아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것 외에 불법행위 자체를 조금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 (노 장관) 지적하신 의견에 100% 공감한다. 이번 대책에는 처벌 대상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원도급사의 경우 지시·공모에 대한 입증 책임이 행정청에 있어 처벌이 어려웠다. 앞으로는 원도급사의 하도급 관리의무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정하고, 관리의무 이행에 대한 입증도 원도급사가 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산업안전기본법과 건설산업기본법상 사업장 인근 지역 중대한 피해를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할까.
 
= (권 국장)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장 인근 지역에 중대한 피해를 주는 경우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계부처 장관에게 사업주에 대한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지만, 해당 규정의 경우 원유·정제 처리나 화약제조 등 특정한 설비에서의 누출·화재·폭발 사고에 한정돼 있어 이번 광주 사고에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조금 더 추가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 건물 붕괴 사고 현장. 김한영 기자

▶ 원 스트라이크아웃 규정과 관련해 사망 사고는 광주 사고처럼 시민 사고도 포함되는 것인지. 원도급사의 지시·공모 판단기준은 어떻게 되며, 이번 광주 사고의 경우 지시·공모 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
 
= (노 장관) 이번에 추진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 대상에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광주와 같이 시민의 사망 사고도 포함된다. 지시·공모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판단해야겠지만, 법원은 불법행위에 대해서 명시적인 지시가 있었거나 공동 실행에 대한 암묵적인 의사 연락이 있으면 지시·공모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현산의 지시·공모에 대한 판단은 지금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경찰 수사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와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명피해 발생 시 최대 무기징역과 관련해 하도급업체만 처벌 대상인지,
 
= (노 장관) 원도급업체도 당연히 적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불법을 실제 저지른 하도급업체 당사자에게도 책임을 묻지만 원도급사도 인명피해가 발생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즉시 등록이 말소된다. 굉장히 가혹한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말씀 드린다.
 
▶ 특사경의 업무 범위는 불법 하도급 단속에 국한되나. 아니면 다른 안전규정 위반 등도 수사할 수 있는 것인지.
 
= (권 국장) 이번에 도입하고자 하는 특사경은 불법 하도급에 한정되어 있다. 건설안전에 관련해서는 특사경 도입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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