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결과로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보여줬던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림픽 후기를 남겼다.
김연경은 "올림픽 모든 일정이 다 끝나버렸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림픽을 위해 준비했던 모든 순간이 필름처럼 머릿속에 떠올라지면서 내가 얼마만큼 이 대회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는지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글을 이었다.
김연경은 "스포츠는 결과로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올림픽) 준비를 하면서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며 "이렇게 준비를 해서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나는 받아들일 자신이 있었고 후회 또한 남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세계 최고의 배구 선수라고 평가받는 김연경에게도 쉽지 않은 올림픽이었다.
올해 초 몸담았던 흥국생명 구단에서 이다영과 불화설이 있었다. 이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창 시절 학교 폭력으로 대표팀에 빠지게 됐고 올림픽을 위해 달려왔던 그의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그러나 김연경과 배구대표팀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3개월 동안 합숙을 마다하지 않았고 세계 대회에서 뼈아픈 모의고사도 피하지 않았다.
담금질을 마친 배구대표팀은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올림픽 4강에 진출했고 4위라는 아름다운 성적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처움부터 끝까지 대표팀을 이끈 캡틴이었다.
이번 올림픽으로 더 이상의 올림픽 무대는 없을 것을 암시한 김연경은 마지막까지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고민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여자배구가 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나는 본다. 모두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던 모습보다 더 나은 모습을 많은 분들한테 보여주기를 바라고 응원해 본다"면서 글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