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와 관련해 '편의를 봐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았다고 알려진 데 대해 12일 "어떤 말도 들은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법무부 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경제부총리는 물론이고 정부 당국자 누구로부터 요청이나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해제를 검토하거나 고려한 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장관의 허가에 따라 오는 13일 가석방 되는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 규정에 걸려 일선 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형 집행 종료 후에도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된다. 다만 취업 1개월 전 취업 승인신청서를 제출하고, 법무부가 심의해 박 장관이 승인하면 제한이 풀린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전날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문제에 대해 "홍 부총리도 챙겨주고 계시더라"라며 "(홍 부총리가) 불편 없이 잘해달라고 하는 말씀을 법무부 장관에게 드렸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물밑에서 취업제한 해제 논의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나왔지만, 박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편 박 장관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지속되는 데 대해 "가석방 절차에 맞춰 심사가 이뤄졌고 허가를 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가석방 요건 가운데 사회감정 부분이 참작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회장으로서는 이런 사회감정이 생긴 데 대해 고뇌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