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언급되며 갈등 발화점 된 토론회…취소 목소리까지
앞서 윤석열 캠프가 야당의 역린으로 꼽히는 '탄핵'까지 언급하며 토론회에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 갈등은 정점에 이른 상태다. 신지호 정무실장은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당대표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탄핵 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맞섰다.
여기에 상당수 최고위원들이 하루빨리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경준위 주최 토론회를 취소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을 거들고 있다. 현재 이 대표와 2명의 최고위원이 휴가 중이지만 경준위가 정한 토론회가 당장 18일로 예정돼있는 만큼 주말에라도 회의를 열어 문제를 정리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 최고위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 권한도 없는 경준위가 당헌에 나와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일(토론 등)을 대체할 수 있는가"라며 "이것은 당헌과 원칙의 문제여서 정당한 문제 제기로, 최고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최고 위원들도 통화에서 "분위기가 이런데 진행할 수 있겠는가?", "당대표와 논의하겠지만, 최고위에 결정 권한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취소)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핵심 관계자도 "최고위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준위·이준석은 토론회 개최 완강… 계속 꼬이는 李-尹 관계
서병수 위원장도 "경준위의 임무 중 하나는 예비경선 기간 동안 후보와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이고 이미 최고위 의결을 통해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거기에 봉사활동이나 당대표와의 간담회, 토론회 등이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토론회 개최는 실제로 많은 후보들이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후보도 우리에게 소중하지만 다른 후보도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경준위가 토론회를 주최할 권한이 있는가'가 이번 갈등의 표면적 이유이고, 본질이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주도권 싸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대표가 휴가를 끝내고 돌아와 주재할 최고위원 회의가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준위가 공식적으로 개최를 확정한 토론회가 전격 취소될 경우 불게 될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다른 대선후보들과 경준위까지 다각도에서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당 내부의 시각이다. 관련해 이날 만찬회동을 하는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어떤 논의를 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 토론회가 이렇게 큰 갈등으로 번질 필요가 없는데, 윤 전 총장이 '지도부 패싱 입당' 이후 이 대표와 계속 엇갈리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서로 오해를 풀고 캠프마다 원하는 바를 토론회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사태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