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착오에 휴가까지, 바이든에 미국여론 악화

악화된 국민여론에 바이든 휴가지서 업무복귀

조 바이든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아프간 사태 관련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CNN캡처

순식간에 일어난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탈환에 따라 미국인들이 아프간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전개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현지 상황에 대한 오판과 사태 발발 이후 소극적인 대응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아프간 정세 불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자리에서 아프간 정부의 몰락이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프간 군대가 30만 명에 이르고, 세계 다른 나라 군대처럼 무장이 잘 돼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이 같은 전망은 한 달도 못 돼 오판으로 드러났다. 
 
정보당국의 잘못된 정보, 국무부와 국방부 등 정부부처의 판단 오류 등 총체적인 정책적 착오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오전 까지만 해도 이 같은 비판에 대한 해명은 잭 설리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몫이었을 뿐 바이든 대통령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휴가지 상황실의 모니터 앞에서 안보팀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는 사진 공개가 전부였다.
 
더욱이 탈레반의 아프간 재탈환이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될 정도로 시시각각 상황이 변화는 와중에도 휴가중이던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아프간 현지에 머물고 있던 미국인들의 목숨이 백척간두에 놓여있는 급박한 상화에서도 대통령만 한가롭게 자신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 같은 대통령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한 때문인 듯 이날 오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후에 백악관으로 돌아와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카불 철수는 1973년 패전한 베트남에서 쫓겨나듯 헬기에 타고 도망나오던 미군의 모습과 비교되면서 미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일부에서는 이번 탈레반 사태가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크게 악화시키는 악재로 두고두고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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