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해수욕장 안전 인력에 인색한 수영구…홍보·행사에는 '펑펑'

코로나19 확산·익수 사고 잇따르자 해수욕장 안전 관리 강화 필요성 나와
부산 수영구, 야간 단속 인력 4명 충원했지만 '미봉책' 비판
"인력 뽑을 예산 없다"면서도 펭수 조형물·드론쇼 등 홍보 사업에는 수억 원 편성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박진홍 기자
부산 수영구가 여름철 야간 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극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영구는 다음 달 광안리해수욕장 야간 단속반 직원을 최대 4명까지 충원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구는 올해 해수욕장 개장에 대비해 기간제 직원 10명을 야간 안전관리 요원으로 채용했다.

지난달에는 해운대해수욕장 중학생 사망 사고 이후 야간 해수욕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2명을 추가로 뽑았다.

여기에 더해, 부산시가 안전 관리를 강화하라며 해수욕장 관리 지자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활용해 야간 단속 인력을 최대 4명 충원할 계획이다.

수영구는 부산지역 해수욕장 사고가 잇따라, 야간 안전 확보는 물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 수칙 위반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먼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운영 중인 야간 단속 요원은 안전 전문 인력이 아니기 때문에 사고 등 만약의 사태에 즉각 대처하기 어렵고, 시간별 단속 인력이 3~4명에 불과해, 해수욕장 전체를 책임지고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사고를 겪은 해운대구가 이런 비판을 의식해, 야간 안전요원 채용과 지능형 CCTV 설치를 추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송호재 기자
수영구의 이런 조치가 해수욕장을 알리기 위한 홍보나 행사에 예산을 쏟아붓는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비판도 있다.

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광안리해수욕장을 홍보하고 방문객을 모으겠다며 인기 캐릭터 '펭수' 모형 2개월 대여에 2억 4천만 원을 사용했다.

또 광안리해수욕장 상설 드론쇼를 추진해 관련 업체와 계약을 맺고 올해에만 예산 9억 원을 편성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드론쇼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반면 야간 안전 관리 요원 10여 명 채용에 쓴 돈은 1억 4200만 원으로 펭수 시설물 설치 비용보다도 적다.

이에 대해 수영구는 현재 운용 중인 야간 인력도 올해 예산을 어렵게 확보해 채용했고, 부산시 지원금을 활용해 추가 채용 계획도 있다며 안전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올해 어렵게 예산을 확보한 뒤 야간 단속 인력 10여 명을 뽑았고, 해운대해수욕장 사고 이후 인력 보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여러 제약이 있어서 야간 안전 관리 인력을 당장 충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홍보에만 예산을 쓰고 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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