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여자 배구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은 과연 해외 무대에서 뛸 수 있을까.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 진출을 추진 중이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대한민국배구협회 관계자는 17일 "이재영, 이다영이 그리스로 건너갔다는 얘기는 들었다"면서 "하지만 소속 선수로 경기에서 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가 이들에 대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까닭이다.
이재영, 이다영은 흥국생명에서 뛰던 지난 시즌 V리그 도중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져 지난 2월 중순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초 흥국생명은 올 시즌 전 이들을 선수로 등록시키려 했지만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해 포기했다.
이런 가운데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배구 전문 에이전시 CAAN은 홈페이지에 이다영을 소속 선수로 등록한 상황. 이다영은 '영입할 수 없는'(Unavailable) 선수로 분류돼 있다. 이미 소속팀이 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ITC 발급 불가를 선언했지만 쌍둥이 자매 측은 국제배구연맹(FIVB)에 직접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협회를 통하지 않고 직접 FIVB에 ITC를 발급받겠다는 것.
하지만 협회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FIVB 규정에 따르면 ITC는 선수의 소속 협회와 소속팀, 영입 의사 소속팀과 소속 협회가 동의해야 ITC를 발급하게 돼 있다"면서 "FIVB가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ITC를 발급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쿠바 등 과거 공산권 국가 선수들이 당국의 허가를 얻지 못해 해외로 가지 못한 경우다. 협회 관계자는 "그런 불가피한 상황에서 FIVB가 도움을 준 적은 있지만 쌍둥이 자매는 경우가 다르다"면서 "ITC 발급이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