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중감금치상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아울러 보호관찰과 함께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던 이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A씨와 사귀게 됐다. 이씨는 평소 A씨가 다른 사람들과 수시로 연락을 하고 술을 마시는 것에 불만을 품었다. 급기야 지난해 9월 3일 오후 11시쯤 이씨는 이 문제로 A씨와 크게 다퉜다.
이씨는 제주시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A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A씨가 "다시는 오빠랑 여행 가고 싶지 않다. 실망스럽다"라고 말하자, 화가 나 A씨를 자택으로 끌고 갔다. 이후 이씨는 손과 발로 A씨를 때리고 밟는 등 무차별적으로 구타했다.
A씨가 "내가 왜 맞아야 되느냐, 살려 달라"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A씨는 다음날인 4일 오전 10시가 돼서야 집에서 나갈 수 있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재판 과정에서 이씨는 "A씨가 언제라도 현관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감금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폭력과 강압적인 언행으로 A씨가 쉽게 집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의 방법과 피해자가 입었을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비추어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이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재판장은 이씨에게 "최근에 발생한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을 아느냐. 집착이 지나치면 어마어마한 비극이 발생한다"며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