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댕댕이·액션·음악 삼박자 '퍼피 구조대 더 무비'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감독 캘런 브런커)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스포일러 주의
 
가족용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흔히들 아이들만 보는 것, 다소 유치한 이야기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관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룬5 아담 리바인의 목소리 아래 세상 무해한 존재인 댕댕이(멍멍이와 모양이 비슷한 글자를 활용한, 개를 뜻하는 신조어)들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액션 시퀀스를 펼치는 모습을 본다면, 어른들 역시 '퍼피 구조대 더 무비'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어드벤처 베이에는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을 돕는 라이더와 여섯 마리의 강아지 체이스, 러블, 스카이, 마샬, 주마, 로키로 이루어진 퍼피 구조대가 있다.
 
어느 날 시민들을 속여 어드벤처 시티의 시장이 된 날씨 악당 험딩어는 구름을 조종해 천둥번개를 만드는 등 시민들을 위협하며 본모습을 드러낸다. 이에 어드벤처 시티의 용감한 퍼피 리버티가 퍼피 구조대에 도시가 위험에 빠졌음을 알린다. 이에 퍼피 구조대는 험딩어를 막기 위해 어드벤처 시티로 출동한다.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퍼피 구조대 더 무비'(감독 캘런 브런커)는 '네모바지 스폰지밥'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니켈로디언이 지난 2013년 첫선을 보인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의 극장판이다. 35개 이상 언어로 번역, 160개국에 방영되고 있는 '퍼피 구조대'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만 무려 50억회 이상 달하는 것은 물론 팝스타 시아라,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맥어보이, 캐나다 총리 쥐스탱 트뤼도 등 어른들까지 매료시킨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여섯 마리 귀여운 댕댕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는 시작부터 퍼피(강아지)들의 사랑스러운 얼굴, 반짝이는 눈동자로 꼬리를 흔들며 콩콩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이미 마음을 빼앗긴다.
 
영화는 험딩어의 악행을 막기 위한 퍼피 구조대의 여정을 그리는 동시에 지금 시대에 필요한 히어로의 모습들을 그려낸다. 여기서 말하는 히어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어쩌면 현실 세계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작은 강아지들이 사람들을 구조하러 다닌다는 것부터가 이미 어린아이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히어로임을 알린다.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경찰관 퍼피 체이스는 과거 어드벤처 시티 유기견 출신으로, 어드벤처 시티에 대한 어두운 기억 때문에 험딩어 시장을 막기 위해 다시 시티로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과거 도시에서 유기견으로 겪었던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시티로 온 구조대는 험딩어로 인해 갖은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서고, 그 과정에서 체이스는 트라우마로 인해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친구들과 라이더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한 체이스는 진정한 히어로 퍼피로 거듭난다. 트라우마와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마주해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이며, 히어로란 특별한 능력으로 가진 게 아니라 두려움을 넘어설 용기를 지닌 존재임을 체이스를 통해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하나의 이야기 축을 담당하는 건 새롭게 등장한 리버티다. 어드벤처 시티를 떠돌며 사는 리버티는 험딩어로 인해 위험에 처한 어드벤처 시티를 위해 나선다. 퍼피 구조대를 도와 갖가지 사고들을 수습하고, 시민들을 구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용기와 기지를 발휘한다. 리버티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고 퍼피 구조대의 일원이 된다. 리버티가 가진 낙천성과 용기 역시 우리 시대 히어로의 중요 덕목이다.
 
험딩어 시장의 악행을 막는 과정에서 라이더와 체이스 사이 우정과 신뢰도 빛난다. 이처럼 '퍼피 구조대 더 무비'는 어려운 일, 힘든 일, 위험도 모두와 함께한다면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연대의 소중함도 이야기한다. 여기에 재활용 천재이자 환경지킴이 퍼피 로키나 반어적으로는 험딩어라는 날씨 악당을 통해 환경에 대한 중요성 역시 빼놓지 않는다.
 
이러한 교훈적인 내용들이 지루하지 않게, 영화가 가진 오락적 재미에 잘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특히 세상 무해한 존재들인 댕댕이들이 전달하는 내용인 만큼, 관객들은 무장 해제된 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 캐릭터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린이 무비라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스케일을 가진 것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이다. 영화의 규모나 카메라 워크 등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넘본다. 구조 과정에서 보이는 다양한 액션 시퀀스, '분노의 질주' 시리즈 못지않은 드리프트 기술을 선보이는 퍼피들의 카체이싱, 마블 시리즈 속 스타크 타워만큼 위용을 자랑하는 어드벤처 시티의 구조 본부, 때와 장소에 맞춰 변신하는 차량들 등 화려한 볼거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마룬5의 아담 리바인이 영화의 메인 음악 '굿 무드'(Good Mood)에 참여하는 등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어른이(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정도로 흥겹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우리말 더빙판의 경우 '겨울왕국' 속 안나를 맡았던 박지윤 성우, '도라에몽'의 도라에몽 문남숙 성우 등 스타 성우들이 출연해 '퍼피 구조대 더 무비'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의 스케일,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트랙, 다양한 액션 시퀀스와 영화를 보는 듯한 카메라 워크 등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이들까지 전 연령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애니메이션이다. 무엇보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올여름 모두의 마음을 구하러 온 댕댕이들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될 것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영화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엔딩 크레딧을 채운 그림 등 마지막 순간까지도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온몸과 마음으로 체득할 수 있는 영화다.
 
86분 상영, 8월 18일 개봉, 전체 관람가.
애니메이션 '퍼피 구조대 더 무비'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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