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둘러쌓인 여수 묘도, 주변보다 철 농도 2배 높아

미세먼지도 전남 평균 웃돌아…광양, 여수산단 영향

광양 구봉산에서 바라본 야경. 이순신대교 왼편에 광양국가산단, 오른편에 여수 묘도가 위치해 있다. 광양시 제공
전남 여수국가산단과 광양국가산단 사이에 위치한 여수 묘도에서 중금속인 철 성분이 높게 나타나고 대기오염이 주변 지역보다 심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여수 묘도, 비교지역인 율촌과 쌍봉을 대상으로 환경대기질을 조사한 결과 묘도지역의 철 성분이 주변보다 최대 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주요 중금속 성분 분석 결과 묘도는 철이 표준 상태에서 세제곱미터당 0.426 마이크로그램으로 나타나 비교 지역인 쌍봉(0.227) 보다는 1.2배, 율촌(0.342) 보다는 1.9배 높았다.
 
다만 아연, 망간, 니켈, 티타늄, 비소, 납, 크롬 등 나머지 조사대상 13개 다른 중금속들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공개한 주요 중금속 성분 분석 결과. 전남보건환경연구원 제공

이동측정차량을 이용한 대기오염 분석 결과에서도 묘도 지역은 미세먼지 성분이 세제곱미터당 38 마이크로그램으로 전남 평균인 34 마이크로그램보다 높게 나타났다. 초미세먼지는 16 마이크로그램으로 전남 평균인 15 마이크로그램보다 조금 높았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묘도 지역의 철 농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광양산단, 미세먼지는 광양산단과 여수산단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박혜영 연구사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특정한 지점에서 철 성분이 왔다는 것을 100% 확신하려면 원인 지점과 피해 지점의 원재료를 함께 비교해야 하는데 이번 분석에서는 이 부분이 빠졌다"며 "채취기간 동안 주로 북풍이 불어 광양산단에서 불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묘도지역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한편 국립환경과학원 주관 환경‧보건 정밀조사, 추후 민원 발생시 합동 환경실태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 대해 환경단체는 묘도 지역에 대한 피해실태 조사와 함께 보상책을 요구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국장은 "묘도 지역은 그동안 계속해서 철 먼지 오염 호소가 있어왔던 지역이고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곳"이라며 "공공연구기관 조사로 오염이 확인된만큼 주민이 피해를 호소해온데 대한 적절한 보상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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