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회사 덕에 성공' 꼬리표에 대한 TXT의 대답

두 번째 정규앨범 리패키지 '혼돈의 장 : 파이트 오어 이스케이프' 발매
타이틀 루저=러버, 루저처럼 보이지만 '러버'이고 싶다는 바람 담은 이모 팝 펑크 장르 곡
연준, '루저=러버' 랩 메이킹 참여
데뷔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팬 송 '교환일기'(두밧두 와리와리) 포함해 신곡 3곡 넣어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17일 오후 정규 2집 리패키지 '혼돈의 장 : 파이트 오어 이스케이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동생 그룹', '빅히트(하이브의 이전 이름) 신인 그룹'. 2019년 데뷔한 5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에게 가장 많이 붙었던 수식어다. 관심과 인지도가 곧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업계인 만큼, 정식 데뷔 전부터 시선이 가는 '타이틀'을 가졌다는 것은 남들보다 더 나은 출발선에 서 있다는 것과도 같았다. 한편으로 그 타이틀은 언젠가는 벗어나야 할 굴레였다.

데뷔 때부터 그해 신인상을 다수 휩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독특한 콘셉트와 시그니처가 된 긴 제목의 노래로 팀 컬러를 굳혔다.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면서 음악 세계를 넓히고 키워온 이들은  MZ세대(1980~2004년 출생자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 Z세대를 합쳐 이르는 말)의 일원으로, 또래를 대변하는 음악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을 들을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회사 덕에 성공했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하이브 레이블즈 산하 빌리프랩의 신인 그룹 엔하이픈(ENHYPEN)과 비교당하기도 한다. 두 그룹 모두에게 던져지는 질문에는 '누가 방탄소년단 뒤를 이을 것이냐' 하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각자 독립된 그룹으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쩌면 내보이기 껄끄러웠을 화두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직접 언급했다. 1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정규 2집 리패키지 '혼돈의 장 : 파이트 오어 이스케이프'(FIGHT OR ESCAPE) 기자간담회에서 연준은 요즘 가장 큰 부담감으로 '회사 덕분에 성공했다는 시선'을 꼽았다. 단지 그 시선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극복하는 나름의 방법을 제시하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노력'을 입증해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17일 발매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두 번째 정규앨범 리패키지 '혼돈의 장 : 파이트 오얼 이스케이프'는 타이틀곡 '루저=러버'(LO$ER=LO♡ER)와 첫 번째 팬 송 '교환일기'(두밧두 와리와리), '제로 바이 원 러브 송'(0X1=LOVESONG) 이모코어 믹스 버전까지 총 3곡이 실렸다.

왼쪽부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범규, 수빈, 연준. 빅히트 뮤직 제공
휴닝카이는 "'혼돈의 장 : 프리즈'(FREEZE)에서는 갑작스러운 세계의 변화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얼어버린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세상에 맞서 싸우거나 세상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어 하는 소년의 진짜 속마음을 다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년이 이런 마음을 깨닫게 된 건 오늘처럼 나타나 나를 알아봐 주는 '너'를 만났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답답한 현실을 갑작스레 맞았을 때 상황을 헤쳐나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희의 방식은 '너'와 함께 맞서거나 도망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루저=러버'에는 '$'(달러 표시)와 '♡' 같은 기호가 담겨 있다. 세상의 시선에선 비록 '루저'처럼 보일지라도 유일한 세계이자 구원자인 '너'에게는 '러버'가 되고 싶은 소년의 마음을 표현했다. '$' 표시에서 알 수 있듯, 소년이 깨달은 욕망에는 부(富)에 대한 것도 포함돼 있다.

태현은 "'루저=러버'는 이모 팝 펑크 장르 곡으로 폭발성 있는 코러스와 중독성 있는 훅이 돋보이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수빈은 "유일한 정답인 '너'를 구하기 위해서는 실패할지라도 세상에 맞서 싸우겠다, 혹은 너와 함께 도망가겠다는 소년의 로맨틱한 마음을 담았다"라고 전했다.

연준은 타이틀곡 랩 메이킹에 참여했다. 하이브 의장이자 대표 프로듀서인 방시혁 PD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이다. 연준은 "'빌어먹을 세상 따위'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가사의 큰 그림을 잡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두 주인공이 모험을 떠나며 겪는 감정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영혼의 짝을 만나 구원을 얻고 함께라면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감정을 포괄적으로 가사에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태현, 휴닝카이. 빅히트 뮤직 제공
연준이 가장 기억에 남는 가사는 '너와 함께라면 추락도 아름다워', '그저 서로를 안아줬으면 해'다. 그는 "소년의 애절한 사랑이 묻어난 랩 파트도 귀 기울여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을 마주한 적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어떤 방법을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태현은 "제가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상황에 맞게 적응할 것 같다. 변화를 만들어낼 힘이 없다면 사회에 맞게 진화하고 약간의 고통이 무뎌질 때까지 기다리는 타입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수빈은 "새로운 취미나 저만의 돌파구를 만들면서 파이트해 볼 것 같다"라고, 범규는 "같은 상황이라도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제 감정이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좋은 점을 찾아보려고 하는 것 같다. 그게 저만의 파이트 방법"이라고 말했다. 휴닝카이는 "현실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싸우거나 탈출하기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연준은 요즘 느끼는 가장 큰 부담감으로 "회사 덕분에 성공했다는 그런 시선"이라고 콕 집어 말했다. 그는 "물론 저희가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 단단하게 성장한 것도 있지만, 그런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서 기준을 되게 엄격하게 잡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런 시선을 회피하기보다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차츰차츰 노력하다 보면 좋은 음악, 좋은 무대로 저희 노력을 증명해 보일 수 있다고 믿는다. 더디지만 느리게 싸우는 것이 제 방식"이라고 밝혔다.

다섯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첫 번째 팬 송 '교환일기'(두밧두 와리와리)에서는 가장 '투모로우바이투게더답게' 가사를 쓰려고 했다고 전했다. 수빈은 "남들에겐 저희가 유치해 보이고 독특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저희만의 특징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모아(팬덤) 분들도 그런 면을 사랑해준다고 생각해 저희의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루저=러버'다. 연준이 랩 메이킹에 참여했다. 빅히트 뮤직 제공
전작 '혼돈의 장: 프리즈'로 발매 첫 주 판매량(초동) 63만 563장을 기록해 자체 최고 기록을 새로 쓴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 앨범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5위에 올랐다. 인기를 체감하냐는 말에 연준은 "부담감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부담감을 원동력 삼아서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답했다. 휴닝카이는 "모아 여러분 응원 덕분이다. 더 멀리까지 저희 노래와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저희 색이 담긴 음악이 강점"(태현)이라며 "또래의 마음과 감정을 잘 표현하고 대변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수빈)라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새 앨범 '혼돈의 장 : 파이트 오어 이스케이프'는 오늘(17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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