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임대아파트에서 돈다발이 발견됐다…연극 '집집'

극단 해인 제공

# 2002년, 기초생활수급자인 박정금에게 겹경사가 생겼다. 난지도 무허가 집에 살다가 임대아파트에 입성한 것은 물론 빌딩 청소일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정금은 소득이 잡혀 수급 자격을 박탈당하고 아파트에서도 쫓겨날까봐 내심 불안하다.

# 2020년, 결혼을 앞둔 연미진은 임대아파트에 불법 입주한다. 20년 전 박정금이 입성했던 바로 그 집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낡아빠진 싱크대를 리폼하는 과정에서 박정금이 숨겨뒀던 돈다발을 발견한다. '이건 열심히 산 흔적일까, 욕심의 흔적일까' 미진은 번민한다.

연극 '집집: 하우스 소나타'가 9월 2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10평도 채 되지 않는 임대아파트 603호가 배경이다. 2002년과 2020년을 교차하며 이 곳에 거주하는 두 사람을 통해 집을 둘러싼 욕망과 불안, 모순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한현주 작가와 이양구 연출이 처음 의기투합했다. 두 창작진은 청소년, 노동자, 역사 속 희생자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보듬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작품 역시 사회의 모순적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밀도 있게 그렸다.

이양구 연출은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위해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 나은지, 가족도 사회도 국가도 신도 생활을 지켜주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 정도 편법 쯤이야 열심히 산 흔적에 불과한 것인지, 그런 질문을 작가가 던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사람은 결국 자기가 이해하는 방식대로 타인과 세계를 이해하고 살아간다. 나에게 타인이 그러한 존재라는 걸 알아차렸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선택지란 몇 가지 없을 것이다. 그러한 선택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