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척도' 충청 투표 시작…이재명 '과반', 이낙연 '반전' 노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27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후보. 정세균, 김두관 후보는 확진자 접촉에 따라 화상 연결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10월 초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이 31일 대전·충남 경선 투표를 시작으로 순회 경선 일정에 돌입한다.
 
과거부터 충청 표심이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만큼,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과반 이상 득표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막판 대역전을 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윤창원 기자

 

이재명 '과반 대세'에 이낙연 "최고는 반전 드라마"

이재명 지사는 이날 투표를 시작하는 충청권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해 일찌감치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충청권에서 '과반 대세'를 굳혀 결선 투표 없이 1차 투표에서 곧바로 민주당 최종 후보로 올라서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전날 주간브리핑에서 "단 하루라도 빨리 본선 경쟁력 높이는데 몰두하고, 경선 후보들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대전, 충남, 충북 일대를 전방위로 누비며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 일자리 창출, 충청권 광역철도망 설치, 균형성장 등 지역 공략을 쏟아내기도 했다.
 
역전을 노리는 이낙연 전 대표도 전날 30일까지 나흘간 충청에 머물며 바닥 민심 훑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세종 국회의사당 부지, 로컬푸드 매장, 전통시장 등지를 돌며 민심을 살폈다.
 
이 전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이 시작되는 충청은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발전 정책이 시작된 곳이다. 그 균형 발전의 꿈, 저 이낙연이 이루겠다"며 "최고의 드라마는 반전 드라마다. 그 드라마를 충청에서 시작하겠다"고 막판 역전극을 다짐했다.
 
민주당은 31일부터 이틀간 대전·충남 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다음달 2일부터 3일까지는 강제 ARS 투표를, 4일에는 자발적 ARS 투표와 전국대의원 현장투표 및 개표를 실시한다. 세종·충북은 대전·충남과 하루씩 차이를 두고 진행한다.
 

"충청, 역대 선거의 바로미터"…호남 경선에도 영향

이날 시작하는 충청권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결과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첫 경선지라는 상징성도 있지만, 이번 결과가 1차 선거인단 투표(9월 12일) 결과는 물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경선(9월 25~26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호남은 예전부터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전략적 투표를 해왔다"며 "첫 격전지인 충청권의 표심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변재일 의원도 30일 브리핑에서 "충청권은 역대 선거의 바로미터라고 한다. 이념적 쏠림 현상이 다른 지역보다 약하다. 현실적인 입장에서 무엇이 가장 바람직하고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합리적인 판단을 해왔던 게 충청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양 캠프 모두 충청권에서의 승리를 공언하고 있지만, 충청권 역시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한 만큼 민심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 윤창원 기자

미묘한 신경전…이재명 '무료변론' 의혹 논란

후보들 간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번에는 이재명 지사가 과거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무료변론을 받았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낙연 전 대표는 30일 충남 아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지지자를 비롯한 상당수 국민들께서 (이 지사의 무료변론 의혹에 대해) 걱정을 하시게 됐으니까 그것을 설명해서 클리어(clear)할 필요가 있다"며 당 차원의 검증을 요구했다.
 
이에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변에는 공익적 부분과 관련된 사안으로 수사·재판을 받을 경우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변호인 이름을 올리는 전통이자 관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역시 민변 출신이다.
 
그러면서 "제가 알기로는 이번 사안(이 지사 선거법 위반)도 사건의 성격을 봤을 때 경찰권이 남용되는 측면이 높다고 판단해서, 민변 회장 출신인 원로 변호사들이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특별한 소송 관여 없이 이름을 올린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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