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에 與 본격 참전…대선 '블랙홀' 되나

국민의힘 예비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3일 최고위원회에서 국정조사 추진 등 진상조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선정국 한 가운데 나온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여당이 본격 참전하면서 정국의 대형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실 확인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은 물론 향후 대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이날 윤 전 총장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통해 김웅 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하며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매체는 손 대검정책관이 요구한 고발 대상자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검언유착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검찰을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 관계자 7명 등 총 11명이라고 알렸다.

보도가 나온 뒤 민주당과 대선주자들은 그야말로 총공세를 폈다. 민주당과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 위반을 넘어 '검찰의 정치공작'이자, '검찰 쿠데타'라며 총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수사와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재인 정부의 검찰 탄압에 대한 저항'이라는 명분을 걸고 대선까지 출마한 윤 전 총장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민주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사실이라면 검찰의 노골적인 정치개입이고 명백한 검찰 쿠데타 시도"라며 "검찰총장이 검찰권력을 사유화하고 이를 무기로 정권을 흔드는 것도 모자라 정치개입, 보복수사까지 기획한 것이자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보도를 막기 위해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경선후보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검찰권 사유화 의혹 사건이라 명명할 만하다"며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 또한 "사실이라면 국가기반을 뒤흔드는 중대범죄"라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특히 이른바 '추-윤' 갈등으로 윤 전 총장과 법무부장관 시절 격돌을 벌인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정치공작 게이트"라며 "조국 전 장관 수사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청와대와 행정부에 이르는 전방위 수사도 모자라 범여권 인사와 언론인들에 대한 공작수사 시도에 이르기까지 악행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윤 전 총장 의혹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검찰의 감찰 내용을 파악하고, 나아가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에서 당장 논의를 할 것"이라며 "검찰의 감찰 등 사실확인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것은 물론 국정조사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당이 사실 확인 과정을 통해 의혹을 키워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당이 윤 전 총장 의혹을 두고 본격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대선 판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윤 전 총장에 입장에서는 본선 구도에도 급격한 변화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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