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도 어느정도 선 있어야"…20조 펀드 靑 행정관 출신이?

한국성장금융 제공

문재인 정부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향후 20조원 규모로 확대될 '한국형 뉴딜펀드'를 총괄할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본부장에 투자경력이 없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출신이 지명돼 낙하산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투자운용2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고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1일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이 주주서한에 앞서 한국성장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안건을 확정한 것.
 
한국성장금융 조직도에 따르면 투자운용2본부장은 뉴딜펀드 운용실과 구조혁신실을 관장하는 이 회사 본부장 3명 가운데 한명이다.
 
금융계에서는 황 전 행정관의 경력을 두고 향후 20조원 까지 확대될 대규모 자금의 운용을 책임질 본부장에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의 CEO 출신 한 인사는 "투자운용본부장은 상당한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로 금융계에서는 투자분야에서 10년은 일해도 되기가 어려운 자리로 알려져 있다" 면서 "그 분이 그러한 자격 요건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낙하산도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투자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투자운용본부장은 펀드매너저 자격은 기본이고 관련 펀드 조성과 운용의 경험도 필요하다"면서 "관련 투자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은 덤이고 이런 측면에서 시장에서 시끄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업계의 본부장급 인사는 "투자운용 본부장이면 펀드의 투자와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로 실무능력이 어느정도 필요할 텐데 이번 인사가 적절한지 모르겠다"면서 "본인도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업계 투자운용본부장들은 거의 예외없이 경력 20년 이상이거나 글로벌 투자사 경력이 있다거나 최소한 애널리스트 경력은 있다"면서 "이번 선임을 보면서 좀 씁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투자를 총괄하다가 황씨와 역할을 나눠 투자운영1본부장이 되는 S모씨의 경우 금융시장에서 펀드 운용을 하다가 금융당국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다시 시장으로 나온 50대 중반의 펀드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금융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이번에 신설된 투자운영2본부장에 선임될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기획조정국장을 거친 뒤 대선때는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팀장을 역임한 정치권 인사로 전해졌다.
 
그는 또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가 조국 전 민정수석과 입을 맞췄고 지난 2019년 3월 국내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한 구조조정 전문기업인 유암코의 상임감사가 됐고 이때도 낙하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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