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선수 도운 조정원 총재 "태권도 정신은 약자를 돕는 것" [패럴림픽]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 패럴림픽은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무대다. 2015년 1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나왔을 때 조정원(74)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오랜 숙원을 풀었다.

조정원 총재는 3일 태권도 경기가 열린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패럴림픽에 태권도가 들어간다는 꿈을 상상하다가 현실이 돼 기쁘다.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숙원이었다. 이제 태권도는 올림픽, 패럴림픽에 모두 정식종목으로 참여한다. 기쁘다. WT 가맹 210개국 숫자와 비교하면 세계적인 (장애인 태권도) 수준은 아직 미비하지만 패럴림픽 이후 붐이 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처음 정식종목이 된 태권도와 더불어 WT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가 탈레반이 장악한 수도 카불을 떠나 도쿄에 입성하는 과정에서 WT와 현지 사정에 밝은 태권도계 인사들이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정원 총재는 "WT는 어떤 단체들보다 앞장서서 난민, 어려운 국가의 선수들을 지원하는데 최전선에 섰다. 2016년 태권도박애재단을 설립했고, 태권도 케어스 프로그램을 운영·지원하며 각지에 있는 난민, 유소년에게 태권도를 통해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후 쿠다다디 선수와 육상 선수(호사인 라소울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봤다. 특히 태권도 선수가 포함돼 있었다"며 "그들이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쿠다다디 선수가 '도쿄패럴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는 동영상을 올렸는데 우리의 역할은 작은 부분이었지만 기꺼이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정원 총재는 "쿠다다디 선수는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다. 나이는 어리지만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라며 "어린 선수가 고통, 고뇌, 긴 여정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적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태권도 정신이라는 게 약자를 돕고 평화를 인식시켜주는 일이라고 본다면 당연히 할 일을 했다고 본다"며 "태권도를 통해 난민, 유소년, 고아, 재소자 등을 도우면서 꿈과 희망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해야 한다. 태권도가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건 곧 대한민국, 우리나라에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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