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상 후보작 7편 발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지석상 후보에 오른 영화 '젠산 펀치' '24' '레이피스트' '떠도는 남자' '흥정' '강변의 무코리타'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석상(Kim Jiseok Award) 후보작 7편을 선정했다.
 
지석상은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아시아 중견감독의 신작에 수여하는 상으로 고(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의 정신과 뜻을 기억하기 위해 2017년 신설,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아시아 영화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섹션 중에서 엄선된 후보작 7편 가운데 두 편을 선정하여 각각 1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올해 지석상 후보작에는 특별히 브리얀테 멘도자, 오기가미 나오코, 아파르나 센, 모스토파 파루키 등 아시아의 저명한 감독들의 신작이 다수 포함되면서 그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먼저 필리핀의 거장 브리얀테 멘도자 감독이 일본 배우 쇼겐과 함께 작업한 '젠산 펀치'(2021)는 장애를 가진 권투선수가 정식 선수 자격증을 얻기 위해 차별의 시선과 싸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싱가포르의 경직된 공동체를 유쾌하게 풍자한 작품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로이스톤 탄 감독의 신작 '24'(2021)은 모순이 내재되어 있지만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사회의 모습을 따스하게 담아냈다.
 
'카모메 식당'(2006) '안경'(2007)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2017) 등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일본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 '강변의 무코리타'(2021) 역시 지석상 후보작에 꼽혔다. 감독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감옥에서 나온 젊은이가 어촌 마을에 정착하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간다.
 
'부타'(2011) '석류 과수원'(2017) 등으로 주목받은 아르메니아 출신 아제르바이잔 감독 일가 나자프의 신작 '수흐라의 아들들'(2021)은 공산주의 지배하에 한 집단 농장에서 일하는 수흐라와 그 아들들의 힘겨운 삶을 통해 권력이 짓밟은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상처를 흑백 화면에 담담히 담아냈다.
 
또한 인도의 대표적인 여성 감독이자 배우인 아파르나 센은 열여섯 번째 연출작 '레이피스트'(2021)로 오랜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사형제 반대 운동가인 한 교수 부부의 안락한 생활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건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올해 76세인 감독은 작품을 통해 인도의 젠더, 계급, 법과 제도의 문제를 통찰력 있게 그려냈다. 
 
중국의 왕기 감독은 신작 '흥정'(2021)이 지석상 후보작에 선정되며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다. '흥정'은 중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 안에서 한 가족이 겪는 저마다의 고군분투를 밀도 있는 스토리로 그려냈다. 
 
마지막으로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텔레비전'(2012)으로 이미 한국의 관객들에게 익숙한 방글라데시 뉴웨이브 기수 모스토파 파루키 감독의 신작 '떠도는 남자'(2021)가 지석상 후보작에 올랐다. 2020년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선정작으로 인종, 종교, 국적에 따른 차별과 혐오 범죄의 문제를 세심한 시선으로 다뤘으며, 인도의 거장 뮤지션 A.R. 라흐만이 음악을 담당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석상 심사위원장에 이란 출신 레자 미르카리미 감독을, 심사위원으로 카자흐스탄 영화비평가인 굴나라 아비키예바 투란대학교 교수, 영화평론가인 김혜리 '씨네21' 편집위원을 위촉했다. 상은 오는 10월 15일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수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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