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직 사퇴 '막전막후'…광주호텔서 최종 결정

5일 충청 참패의 날, 이낙연이 직접 결정
의원 절반 이상 말려…미루고 미뤘던 사퇴 발표
"마지막 불씨 살리기 위한 최종 시도"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저는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배수진' 결정을 놓고 캠프 안에서는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만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당과 대한민국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고 선언했다.

의원직 사퇴 결정은 지난 5일 충청권 경선 결과가 나온 뒤 약 2시간 여 동안 이어진 캠프 내 긴급회의에서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 본인이 의원직 사퇴 얘기를 꺼냈고, 이때 절반 이상이 말렸다"며 "그다음 날에도 캠프 소속 의원들이 반대해서 이 전 대표 본인이 많이 숙고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회의는 다른 회의들과 달리 회의록도 캠프에 공유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 대표가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한 채 잠적하다시피 했던 지난 6일에도 사퇴 발표를 놓고 격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날 캠프 핵심 관계자들은 "이 전 대표가 사퇴하면 나도 같이 사퇴하겠다"고까지 하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내에서 사퇴 만류가 이어지던 7일 오전에는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선언문 초안이 캠프 내에서 공유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때까지만 해도 주변 의원들의 만류에 결심을 확실히 굳히진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전남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8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기 직전에도 혼선은 계속됐다.
 
이날 오전만 해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는데, 광주에 도착한 이 전 대표가 호텔에 머물며 직접 표현을 다듬으며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퇴 선언이 없는 것으로 알고 광주 현장에 내려간 의원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의원직 사퇴 만류는 이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어졌지만, 이 전 대표가 "많이 고민한 거다, 이해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캠프에서 도덕적 논란 의혹을 제기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대표로 나설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상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의원직을 걸고서라도 도덕적 결점이 큰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것만큼은 막겠다는 결기라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

이낙연 캠프의 한 의원은 "마지막 불씨를 살리기 위한 최종 시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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