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백아연이 회복 게이지를 쌓는 법

2년 10개월 만에 미니앨범 '옵저브' 발매, 실물 음반으로는 8년 만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자가격리하면서 컴백 두 달 미뤄져
타이틀곡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감정 소재로 해
"다 듣고 나면 저 백아연의 일기장 엿본 것 같은 느낌 받으실 것"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생각이 많아질 때 스스로에게 편지 써
"앞으로도 친구같은 가수 되고 싶어"

지난 7일 다섯 번째 미니앨범 '옵저브'를 발매한 가수 백아연. 이든엔터테인먼트 제공
백아연이 약 3년 만에 새 미니앨범을 냈다. 실물 음반으로는 8년여 만이다. 새삼 놀랍게 느껴지는 건,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쏘쏘', '사랑인 듯 아닌 듯', '달콤한 빈말', '느린노래', '이렇게 우리', '말해줘', '그냥 한번', '성냥팔이 소녀', '어 굿 보이'(a Good Boy), '썸 타긴 뭘 타' 등 다양한 곡을 부지런히 발표해 온 그간의 흔적 때문이다.

당초 7월 중순 컴백 예정이었던 그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었지만 자가격리를 하게 돼 컴백을 부득이하게 미루게 됐다. 다섯 번째 미니앨범 '옵저브'(Observe)는 예상보다 늦게 빛 보게 됐다. 백아연이 데뷔 앨범만큼이나 소중한 의미가 될 것 같다고 언급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를 포함해 총 5곡이 실렸다.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는 고된 일상에 지쳐 충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공감형 미디엄 템포곡이다. 클래시컬한 스트링 보컬과 다채로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그래서 요즘 생각이 많아'는 백아연이 작사에 참여한 트랙으로, 아름다운 노랫말이 감상 포인트다. R&B 장르의 '외로WAR', '삐뚤어질래', 따뜻한 느낌의 '환상'이 앨범을 채웠다.

백아연을 지난 3일 서면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이번 앨범을 두고 "백아연의 일기장을 엿본 거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팬들에게도 저 스스로한테도 선물 같은 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백아연이 실물 앨범을 내는 것은 약 8년여 만이다. 이든엔터테인먼트 제공
1. '옵저브'로 올해 첫 음악 활동에 나서는 소감은 어때요?


오랜만에 나오는 미니 앨범이라 앨범 준비 때부터 발매하는 날만 기다렸을 정도로 굉장히 기쁘고, 다양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활동에 기대가 많이 됩니다.

2. 이번 앨범의 전반적인 콘셉트와, 타이틀곡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 직접 작사에 참여한 '그래서 요즘 생각이 많아'를 비롯한 신곡들을 소개해 주세요.

앨범명 '옵저브'가 '관찰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앨범 전체를 다 듣고 나면 저 백아연의 일기장을 엿본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타이틀곡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는 요즘 많이 들려오는 단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 '번아웃' 혹은 '슬럼프'에 빠지신 분들이 들으면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이번에 작사에 참여한 '그래서 요즘 생각이 많아'는 내가 누군가에게 그냥 친구가 아닌 그 이상으로, 그 누군가의 일상이 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함에서 오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이외에 다른 수록곡들도 내가 노래 속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서 들어보면 모두의 삶에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노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3. 2019년 12월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이든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튼 이후 처음 진행하는 인터뷰입니다. 이든엔터테인먼트에서의 지난 1년 반을 돌아본다면요?

앨범 활동, 라디오 고정 게스트, OST 발매, 유튜브 활동까지 생각보다 바쁘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새 둥지에서의 첫 싱글 앨범은 적응하느라 정신없었지만 지금은 여유가 많이 생긴 덕분인지 언제나 저와 함께하는 회사 식구들과도 재밌게 일하며, 앨범 한 장을 내는데 더 많은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옵저브'의 트랙 리스트. 백아연은 '그래서 요즘 생각이 많아' 작사에 참여했다. 이든엔터테인먼트 제공
4. 자가격리로 인해 컴백 일정을 조정하게 됐어요. 재정비의 시간을 거치면서 어떤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나요?


솔직한 마음으로 처음 며칠간은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부터는 '나에게 준비 시간이 더 생긴 거다. 오히려 잘된 일이다'라는 마음을 갖고 더 열심히 연습하고 즐기면서 보냈습니다.

5. 데뷔 9주년을 맞은 올해 2년 10개월 만의 미니앨범이자 8년여 만의 피지컬 앨범을 발매하게 돼 더욱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옵저브'가 백아연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어떤 앨범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나요?

8년여 만의 피지컬 앨범이라 이번 미니 5집 앨범은 데뷔 앨범만큼이나 저에게 소중한 앨범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발매 결정이 되기 전까지는 이제 피지컬 앨범은 더 이상 발매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들게 돼서 준비하는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팬들에게도 저 스스로한테도 선물 같은 앨범이 될 것 같습니다.

6. 이번 '옵저브' 앨범 활동 계획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가요?

음악방송, 라디오, 온라인 콘텐츠 등을 통한 타이틀곡 활동뿐만 아니라, 수록곡들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들려 드릴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노래에 더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실 수 있게 친구 같은 가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타이틀곡은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다. 공감을 자아내는 가사의 미디엄 템포 곡이다. 이든엔터테인먼트 제공
7. 누구나 '아무것도 하기 싫'거나, '생각이 많은 시간'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연씨는 그럴 때 어떻게 했나요?


저는 생각이 많아질 때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나의 지금 심정을 분석하듯이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곤 했습니다. 쓰면서 지금은 왜 이런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적어가다 보니 과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됐던 것 같습니다.

8. '이럴거면 그러지 말지', '쏘쏘', '성냥팔이 소녀' 등 대표곡을 포함해 꾸준히 작사에 참여했습니다. 일상적인 소재와 내용으로 공감을 끌어내는 가사가 백아연씨 노래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작사할 때 본인만의 원칙이나 방향성이 있나요?

대화체를 가지고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시적으로 표현하고 싶기도 하고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듣는 분들의 상상에 맡기고 싶은 가사를 쓰고 싶기도 한데, 아무래도 제 이야기를 쓰려다 보니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 항상 대화체로 쓰게 됩니다.

9. '이럴거면 그러지말지', '질투가 나'로 작곡에 도전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작곡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나요? 향후 앨범에 수록하거나 다양한 기회로 발표할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해요.

작곡 작업은 작사 작업보다는 꾸준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는 생각과 욕심이 요즘에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작업하다 보면 언젠가 들려드릴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수 백아연. 이든엔터테인먼트 제공
10. 코로나19 이후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건 처음입니다. 무대에 오르는 것이 직업인 가수에게 관객과 직접 만나는 기회가 거의 단절되다시피 한 건 일종의 사건이었을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연씨가 '회복 게이지를 쌓'은 방법은 무엇이었나요?


관객과 직접 만나는 공연 기회가 생기면 '이 노래를 할 때는 이 얘기를 꼭 해줘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 상상속에서의 무대를 그리면서 연습하고 지냈는데, 그 생각이 회복 게이지가 되어서 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11. 2012년에 데뷔해 올해로 벌써 데뷔 10년차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수 백아연'은 어떤 고유함을 가진 가수라고 생각하나요?

많은 분들이 앨범이 발매가 되면 항상 들었던 얘기가 이번 노래도 내 얘기를 가지고 쓴 것 같다, 공감이 많이 된다 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가수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친구 같은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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