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남편 가스라이팅에 숨져"…언니가 엄벌 청원[이슈시개]

청원인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숨진 A씨 부부의 카톡 내용.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이 남편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과 가정폭력으로 사망했다며 유족 측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공개됐다.

자신을 숨진 A씨의 친언니라고 밝힌 청원인은 "제 동생은 지방에서 대학 졸업 후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며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칭찬받는 친구였다"며 "(동생은) 2020년에 오랜기간 연애한 후 직업군인 B씨와 혼인신고로 부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원에 따르면 A씨 부부는 신혼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불화가 있었다. A씨 부부는 신혼집을 마련하기에 앞서 자금이 모자라 장인·장모로부터 돈을 빌렸고, 이후 남편인 B씨가 저녁 술자리에서 신혼집을 청소한 장모를 향해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장모가 폭행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B씨에게 손톱 상처를 내자, B씨는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며 5천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장모를 고소하겠다는 협박과 금전적인 보상만을 원하는 B씨와 언쟁이 오고간 끝에 지난 7월 28일 동생은 유언을 남기고 혼자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후 청원인은 장례식 내내 B씨의 행동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고 주장했다. 이내 A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했고, 그동안 A씨가 당한 피해를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휴대전화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며 "(B씨가 동생을) 수시로 폭행하고 무릎을 꿇고 빌게 하는 등 학대를 가했고, 가족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릴 수 없게 단속을 하고 상습적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이 공개한 동생 부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B씨는 지속적으로 A씨를 가스라이팅했다.

B씨는 앞치마를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A씨에게 "밥 먹지 말고 시킨 것부터 해. 뭘 잘했다고 밥을 먹어"라고 재촉하는가 하면, 어떤 앞치마를 샀는지 확인한 뒤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진짜 기분 더럽게 하네. 제 맘대로 고른다"고도 했다.

청원인 인스타그램 캡처

B씨는 A씨가 지인과 만나면 영상통화를 수시로 시도했고, 받지 않으면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라고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도 했다.

B씨는 또 A씨가 B씨 대신 온라인 시험을 치기 위해 PC방에 가서 시험을 치르다 잠시 답을 못하자 "XX같은 X", "진짜 잘못을 모른다", "이혼해" 등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당시 A씨는 밤근무하고 난 뒤 퇴근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은 "본인이 제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동생에게 자유를 허락하며 모든 것을 통제했다"며 "B씨는 장례식장에서 조문 온 자신의 친구에게 '내가 입 열면 이 집 다 끝'이라고 말하는 등 유가족들을 협박하고, 슬퍼하는 동생의 친구들에게 본인을 챙겨달라는 등 동정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면서 "B씨와의 관계가 사랑이 아닌 줄도 모른 채, 10년의 시간동안 지배 당하고, 때때로 돌아오는 현실 감각과 견디기 힘든 폭력을 부정하며 괴로워하고 우울해하다 끝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죽게 됐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SNS에 B씨가 생전 A씨에게 저지른 일들을 계속해서 업로드하고 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소름끼친다", "신상공개해야 한다" 등의 비판을 하고 있다.

해당 청원은 10일 오후 1시 30분쯤 4만 8천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게시 한 달 이내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선 한 달 이내에 대통령 수석비서관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 등이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