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부부장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상대방을 헐뜯고 걸고 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관계는 여지없이 완전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고 "보도에 밝혀진 '대통령'의 실언이 사실이라면 소위 한 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는 우몽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기자들 따위나 함부로 쓰는 '도발'이라는 말을 망탕 따라 하고 있는데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이어 자신들은 도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8차)당 대회 결정관철을 위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첫해 중점과제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조선의 '국방중기계획'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현 남조선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강력한 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을 누구보다 잘 외우는 대통령으로 알고 있다"며, "자기들의 유사 행동은 평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고 우리의 행동은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묘사하는 비논리적이고 관습적인 우매한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장차 북남관계발전을 놓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매사 언동에 심사숙고하여야 한다"며, "앉아서 북한을 이길 수 있다는 힘자랑이나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비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자'라는 우회적인 표현 대신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거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이 있은 지 약 4시간 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나서 신속하게 비난 담화를 낸 것이다. 한 밤중에 담화를 낼 만큼 우리 군의 SLBM 시험 발사를 예의주시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의 이런 담화에는 김 위원장의 생각과 반응도 담겨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장거리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에 대해 도발로 규정하지 말고, 시비를 걸지 말라는 경고"라며, "역설적으로 추가적인 군사행동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교수는 "김여정이 북남관계의 완전 파괴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대목이 주목되는데, 이는 남측과 소모적인 긴장과 대립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한 등 국제사회로부터 도발 규정이나 비난 목소리를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실언이나 유감 등과 같은 표현이 있지만 과거와 비교해볼 때 비교적 정제된 담화로 보인다"며, "자신들의 무기 개발에 대해 도발이라고 칭하는 이중 잣대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