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장입니다. 공군 1호기는 잠시 후 대한민국 영공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영웅들의 귀환을 맞이하기 위해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 편대가 호위비행을 시작하겠습니다"
6·25 전쟁의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가 문재인 대통령이 탄 공군1호기에 실려 최고 예우를 받으며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한미 유해 인수식을 직접 주관한 문 대통령은 유해를 공군 1호기에 실었다. 10시간의 비행 뒤 1만5천km를 날아온 유해가 대한민국 상공에 진입하자 F-15K 전투기 4대가 출격해 공중엄호 비행을 했다.
23일 밤 서울공항 도착 직후에는 최고 예우를 갖춘 유해 봉환식이 열렸다.
청와대는 "70여년 세월을 돌아 1만5천㎞에 달하는 긴 여정을 거친 호국용사들을 위해 호위하기 위해 최고의 예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봉환식에서 국방부 의장대 호위병과 기수단이 도열해 용사들을 기렸다.
특히 전사자 중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가족 8명이 현장을 찾아 수십년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온 고인을 맞이했다. 정환조 일병의 따님과 김석주 일병의 따님은 고국 땅을 밟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감추지 못하고 분향대 앞에서 눈물을 흘리다가 부축을 받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문 대통령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문 대통령은 故 김석주 일병 따님과 손을 잡고 위로했으며, 따님이 흐느끼자 포옹하며 다독였다. 김정숙 여사도 유족 대표 따님 두 분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가족들 가운데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간호장교 소위는 하와이에서 열린 인수식부터 이날 진행된 봉환식까지 고인의 유해를 곁에서 지켰다.
이번 행사에서는 남아있는 사진이 없는 故 김석주 일병을 위해 '고토리의 별'과 일병 계급장을 새긴 위패를 특별 제작했다. '고토리의 별'은 장진호 인근 고토리에 떴던 별로, 포위당했던 미군이 철군을 앞둔 밤 갑자기 눈보라가 개고 별이 떠오르며 기적이 시작되었던 일화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혹독했던 장진호 전투의 상징이기도 하다.
유해가 서울현충원을 향해 떠날 때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유가족이 거수경례를 하며 행사는 마무리 됐다. 이날 한국으로 돌아온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