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IT국감' 예고…카카오, 네이버 줄줄이 증인신청
27일 정치권과 IT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 주요 빅테크 플랫폼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채택되거나 채택될 예정이다.
정무위는 또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플러스 권남희 대표와 쿠팡 강한승 대표이사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으로, 야놀자 배보찬 경영 부문 대표는 숙박업체 수수료 착취 논란으로 국감장에 소환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빚은 넥슨 김정주 창업자와 메이플스토리 강원기 총괄 디렉터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ICT 이슈를 총괄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네이버 이해진 GIO와 카카오 김범수 의장,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구글코리아 김경훈 사장과 페이스북 코리아 정기현 대표, 애플코리아 윤구 사장도 이름을 올렸다.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금지하는 '구글 갑질방지법'이 통과된 만큼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플랫폼 기업들과는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적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나섰다. 농해수위는 네이버 한성숙 대표와 카카오 여민수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현행 약사법이 의약품의 온라인 거래를 금지하는 상황에서 동물용 의약품의 온라인 불법 거래 문제를 따져 묻겠다는 취지다.
호통·이벤트성 국감 전락 안 돼…신중론도
일각에서는 자칫 이번 국감이 '호통'과 '지적'으로 점철된 이벤트성 국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플랫폼 기업을 정조준하는 상임위만 수개에 달한다. 카카오만 보더라도 국감 증인을 신청한 상임위원회가 △국토교통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해수위 등 플랫폼과 연관이 적은 부서에서까지 증인 채택을 하는 걸 보면 과도하다는 느낌이 든다. 플랫폼이 할 수 없거나 현행법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왜 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 아니냐"며 "말로만 4차 산업혁명을 말하지만 사실상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무조건 대표이사나 총수를 부르는 것에 대한 반발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나 총수가 큰 방향 등에 관해 설명할 수는 있어도 사업의 세세한 부분이나 실무적인 부분까지 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며 "그런데도 일단 대표이사를 무조건 부르는 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