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찰보,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은 최근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 등 중국의 10여개 성에서 산업용 전기 제한 공급이 이뤄지면서 많은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거나 조업 시간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동남부 연안 지역인 광둥성·저장성·장쑤성 3개 성만 해도 합쳐도 중국 전체 경제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여기에 중국 국가전력망공사 상하이지사가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정전을 한다고 이날 새로 공지하면서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에서도 전력 제한 공급이 이뤄지게 됐다.
중국의 전력난은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장쑤성의 포스코 스테인리스 공장의 가동이 전력 공급 문제로 중단된 상태로 10월 초 다시 정상 가동될 예정이다.
중국의 전력난은 기본적으로 중앙정부의 탄소배출량 저감 및 전력사용량 감소 정책 시행에 따른 것이다. 상반기에 중국의 경제계획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에너지 감축 목표를 지키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관할 지역의 에너지 고소모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관찰보는 일부 지방 당국이 연내 에너지 소비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고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내년 2월 동계올림픽 때 파란 하늘을 보장하고 국제사회에 그가 저탄소 경제를 진심으로 추진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에너지 위기는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를 보면 호주산 석탄 금지에 따른 부메랑보다는 중앙정부의 질책을 우려한 지방정부의 자발적 전력난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도 이번 전력난은 석탄 부족 보다는 에너지 소비 통제의 결과 때문인 것 같다며 전력공급을 최우선으로 하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헝다 위기를 극복해도 전력난이 기다리고 있다면 진짜 위기는 전력난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래리 후 매쿼리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같은 블룸버그 통신에 "정책 결정자들은 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 성장이 느려지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