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로 이틀새 9명 사망한 이탈리아…"대학살" 비판고조

1∼7월 총 667명 사망·월 95명꼴…정부, 노동자 안전 대책 마련

이탈리아 로마에서 도로 보수 공사를 하는 인부들. 연합뉴스

최근 이탈리아에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잇따르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남부 풀리아주 한 마을에서 42세 나이의 벽돌공이 갑자기 무너진 건물 지붕에 깔려 숨졌다.

같은 날 풀리아주의 한 고속도로 보수공사 인부가 트럭에 치여 사망하는가 하면 로마에서는 건물 11층 높이에 설치된 비계에서 인부가 추락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그 전날에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무려 6명의 노동자가 각종 사고로 숨지면서 현지 사회는 경악했다. 4명은 작업장에서 추락사했고, 2명은 액체질소 누출로 사망했다.

현지 일부 언론은 이날을 두고 '검은 화요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5월 5세 자녀가 있는 22세 젊은 여성이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롤링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후 산업재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를 계기로 산업현장의 노동자 안전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정치권도 관련 논의에 착수하는 등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와중에 이틀 새 총 9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시급하게 다뤄져야 할 사회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일터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667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한 달에 95명꼴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29일 향후 경제 전망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잇따른 노동자 사망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매일 이어지는 '대학살'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다음 주말 안에 작업장 안전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노동자 안전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이를 어기면 작업장 폐쇄 등의 무거운 징벌을 내리는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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