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슈퍼위크 돌입…화천대유에 명·낙 운명 갈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판세를 사실상 판가름할 2차 슈퍼위크 주말이 제주지역 경선일인 1일 시작됐다.
 
선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과반 독주를 이어갈지, 아니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표차를 좁히며 추격전을 펼칠지를 두고 이른바 '화천대유 사태'를 둘러싼 신경전이 막판까지 펼쳐지고 있다.

"당시 성남시장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나"…해명 대신 역공 나선 이재명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두 후보는 모두 30일 TV조선이 주최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적극 활용했지만 방향은 정반대였다.
 
최초 의혹 제기 당시 특혜의 대가를 받았거나 비리를 눈감아 준 것으로 의심의 눈초리를 샀던 이 지사는 이번 사건으로 문제가 드러난 것은 국민의힘이라며 오히려 자신은 일을 잘했다고 셀프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특혜 의혹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 지사는 이날 '대장동 이슈가 민주당에 있어 선거 호재냐 아니냐'를 묻는 토론회 사회자의 질문에 'O'라고 답하며 "공공개발을 해보겠다고 5년 동안 싸운 것이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이를 막아 민간 개발업체가 참여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것도, 투기이익을 취하게 한 것도 국민의힘"이라며 "국민들께서 '공공개발을 꼭 해야 하는 구나', '민주당 괜찮구나'라고 생각하시게 됐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지사는 자신을 향해 의혹을 제기하는 소재로 사용됐던 화천대유 사태를 오히려 이 전 대표를 공격하는데 활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는 이 전 대표를 향해 "당시 성남시장이셨다고 생각해보자. 도시공사는 공사채 발행 한도 때문에 사업을 못하고, 시가 직접 공영개발을 하려했더니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막아서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후보님 같으면 민영개발로 던지시겠는지, 아니면 이런(이 지사와 같은) 방법이라도 동원해서 일부 이익이라도 환수하시겠느냐"고 질문했다.
 
이 같은 이 지사의 발언은 자신을 향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등 소극적인 대응보다, 아직 이 지사의 비리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만큼 행정 성공사례임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아울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사건 관련자들이 자신의 측근이 아님을 강조하는 동시에, 관련자들이 현재 자신의 선거를 돕고 있거나, 대가를 받은 일 또한 전혀 없다며 연관성 또한 적극 차단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문제는 민관합작을 하려면 민간 개발업자의 기술을 빌려야 한다. 마귀의 돈을 쓰고 마귀와 거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민간 개발업자들을 "마귀"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거리감 극대화에도 주력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떠한 이해관계도, 의혹의 실체도 없는 사건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뭔가 의혹이 있을 것이다', '불안한 후보다'와 같은 무조건식 의혹제기로는 이번 2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가로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난 그런 적 없다"…네거티브 피하면서도 의혹 남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에 앞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의 누적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내리는 것이 목표인 이 전 대표는 막무가내식 의혹제기는 전혀 없다면서도 이 지사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대장동 사건을 적극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성남시장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는 이 지사의 질문을 간단히 답변한 후 "수년 동안 단군 이래 가장 모범적인 개발이라고 하다가 토건비리라는 것은 9월 17일에 처음 발견했다는데, 수년 동안 몰랐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무능한 것이자 직무유기"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 지사가 "이 전 대표는 민주당 후보인데 그런 입장에서 (내가 아닌) 국민의힘을 더 공격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 지사에 대해 별로 말 한 것이 없다. 어떻게 9월 17일에 처음 알았냐, 그 이후에는 무엇을 했느냐 등 몇 가지만 여쭤봤을 뿐"이라고 내부 공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제 주변에 문제가 있다고 했지 않느냐"는 이 지사의 질문에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면서도 "이 후보가 설계는 내가 했고, 실무적인 일은 유동규씨가 했다고 하니 남다른 관계라고 추측한 것"이라며 의혹의 여지를 계속 남겨뒀다.
 
이러한 이 전 대표의 발언들은 화천대유 사태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만큼 이를 활용해 기존에 제기해 오던 '이재명은 불안한 후보' 프레임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 지사에 대한 불안함은 증폭시키면서도 이 지사에 대한 의혹을 직접 제기하거나 이 지사 또는 측근 인사에게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식의 발언은 최대한 피함으로써 네거티브라는 인식에서는 벗어나겠다는 전술이기도 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모습. 이한형 기자
이 전 대표 측은 의원직 사퇴를 통해 이번 대선에 대한 절실함과 진정성을 유권자들께 보여드렸음에도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남아 있는 카드는 이같은 화천대유 적극 활용을 통한 2차 슈퍼위크 반등뿐이라며 남은 시간도 대장동 사건을 최대한 이용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화천대유가 누구 것인지, 어떤 불법과 비리가 있었는지에 전국민의 시선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결국 반전의 카드는 이 안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며 "이낙연은 화천대유와 같은 리스크가 전혀 없는 사람임을 강조하면서 2차 슈퍼위크를 통해 1, 2위 간 누적 표차가 10만표 이내로 좁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화천대유 사태를 놓고 상대방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는데 이어, 1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또한 대장동 사건 토론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화천대유 신경전 또한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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