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만발 '스트릿 우먼 파이터', 잡음도 진행형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댄스 크루의 춤 대결 다룬 서바이벌
YGX·라치카·원트·웨이비·코카N버터·프라우드먼·홀리뱅·훅 8팀 고르게 사랑받아
크루와 댄서 일거수일투족 모두 화제, 프로그램과 댄서 팬덤 생겨
자막 실수·자극적 편집 등 논란, 심사평에 대한 아쉬움 나와
출연자 과거 의혹 연달아 제기돼 시끌

지난 8월 24일 시작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여성 댄스 크루 여덟 팀이 춤으로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스우파' 공식 홈페이지
엠넷의 여성 댄스 크루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있다. YGX·라치카·원트·웨이비·코카N버터·프라우드먼·홀리뱅·훅 등 총 여덟 팀이 나와 춤으로 겨루는 '스우파'는 요즘 가장 뜨거운 프로그램 중 하나다. 팬덤이 형성될 만큼 높은 관심과 호응이 쏟아지는 동시에, 프로그램을 둘러싼 여러 잡음도 함께 터지는 형국이다.

◇ 뛰어난 여성 댄서들, 자존심 건 멋진 대결로 시청자 사로잡다


'스우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댄스 크루 여덟 팀이 서열 1위 글로벌 K-댄스 크루가 되기 위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강다니엘이 MC를 맡았고, 보아, NCT 태용, 안무가 황상훈이 '파이트 저지'로서 심사위원 역할을 한다.

'훅'(아이키·뤠이젼·오드·예본·효우·성지연·선윤경), '라치카'(가비·시미즈·리안·피넛·에이치원), '홀리뱅'(허니제이·헤르츠·이븨·제인·타로·뮬·로아·벨), '코카N버터'(리헤이·제트썬·가가·비키·질린), '프라우드먼'(모니카·립제이·함지·케이데이·헤일리·로지·다이아), '웨이비'(노제·안쏘·돌라·리수·규리안), '원트'(효진초이·모아나·로잘린·엠마·이채연), 'YGX'(리정·예리·여진·이삭·지효)까지, 실력과 개성을 갖춘 팀이 자존심을 걸고 '춤'으로 싸운다.

댄서들은 나이나 경력과 무관하게 동등한 위치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줬는지를 두고 승부를 가린다. '스우파' 배틀과 미션 영상이 늘 화제가 되는 이유다. 안무를 창작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이들의 완성도 높은 무대는 시청자를 '스우파'로 끌어당기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어느 때보다 '맵고 센' 서바이벌을 표방한 만큼 견제와 긴장,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보는 재미'도 있다. 제작진은 '내가 이 사람보다는 춤을 잘 춘다'는 의미로 진행한 '약자 지목 배틀'로 대표되는 '잔인한 상황'을 만든다. 출연진은 '승리'를 목표로 경쟁하고, 이 과정에서 상대를 도발하는 언행도 주저하지 않는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YGX, '라치카', '웨이비', '프라우드먼', '훅', '홀리뱅', '코카N버터', '원트'. 엠넷 제공
'스우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것을 후회 없이 무대에서 펼쳐 보인 '동료'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을 긍정하기도 하는 멋진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댄서 개개인의 '캐릭터'와 각양각색의 조합 속에서 피어나는 '관계성'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인기는 다양한 기록으로도 입증된다. 한국갤럽이 진행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올해 9월 결과에서 '스우파'는 19위를 차지했다. 2013년 1월 조사를 시작한 후 상위 20위권 내에 든 최초의 '엠넷' 프로그램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또한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에서 종합·예능 부문 3주 연속 1위,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비드라마 화제성 5주 연속 1위에 올랐다.

각 크루와 댄서를 향한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스우파' 출연진의 과거 무대 및 배틀 영상이 발굴되고 재조명되는가 하면, 이들에게 적극적인 애정과 지지를 표하는 팬덤이 생겼다.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도 눈에 띄게 느는 중이다.

◇ 프로그램에 대한 지적 나오다, 출연진 의혹 연달아 제기돼


'스우파'는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심사위원 격인 '파이트 저지'가 옥에 티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아, NCT 태용, 황상훈이 과연 전문 댄서의 춤을 평가할 만한 자격이 있냐는 게 첫 번째였고, 이들의 심사평이 기대 이하라는 게 두 번째였다. 세 사람이 모두 같은 소속사 식구라는 점을 비판하는 반응도 있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불만이 나온 부분이 '심사평'이었다. 댄서가 어떤 동작과 기술을 썼는지 춤의 장르는 무엇인지 얼마나 훌륭하게 소화했는지 등 스트릿 댄스에 대해 잘 모르는 시청자도 이해할 수 있게끔 주요 부분을 짚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아 외에 태용과 황상훈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점도 꾸준히 지적된 바 있다.

크고 작은 실수도 있었다. 제작진은 1회 오프닝 음악으로 '아잔'을 연상케 하는 음악을 썼다가 특정한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아잔은 이슬람교도들의 예배와 기도 시간을 알리는 소리로, 일부 해외 시청자들은 '스우파'가 부적절한 음악을 써 이슬람을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헤일리, 리수, 로잘린. 각 인스타그램
지난달 28일에는 메가 크루 미션을 진행하던 중 화면에서 말하고 있는 홀리뱅 멤버 이름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고 '이름확인'이라는 자막을 띄워 빈축을 샀다. 또한 홀리뱅의 최종 점수가 281점이었음에도 282점으로 쓰거나, 화면 가운데에 점수표 자막을 내보냈다. '스우파' 측은 재방송과 VOD에서는 자막을 수정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우파'는 출연진 과거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프라우드먼' 소속 헤일리가 초등학생 시절 친구를 왕따시켰다는 주장 글이 나왔고, 이후엔 '웨이비' 소속 리수도 왕따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헤일리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리수는 글쓴이와 연락해 당시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받았다고 알렸다. 다만 자신도 학교 분위기를 방관하고 옹호한 점에 대해 글쓴이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원트' 소속 로잘린은 학생의 레슨비를 환불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해 춤으로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고 밝힌 A씨는 레슨비+입시 작품비+연습실 대관비까지 총 290만 원을 입금했으나, 로잘린과 본인 부모 의견 충돌로 레슨이 취소됐다고 썼다. 이때 로잘린은 이미 입시 작품을 만들었기에 작품비는 환불할 수 없고 레슨비 50만 원만 환불하겠다고 했으나, 그 후로 학생과 부모의 연락을 받지 않고 환불 역시 안 해줬다는 내용이었다.

A씨의 글에는 로잘린에게 비슷한 일을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댓글로 달리기도 했다. 또 다른 작성자 B씨는 로잘린이 반복해서 레슨 날짜를 바꾸었고, 약속한 것보다 훨씬 짧은 시간만 레슨을 하고도 레슨비는 그대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로잘린과 '스우파' 측 모두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한편,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오는 26일 9회로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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