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찰이 죽인 시민, 1만 7천명 더 있었다

미국서 지난 40년간 경찰 폭력 사망자 통계 55% 축소

1980-2018 기간 미국의 NVSS에서 잘못 분류한 인종, 민족, 주별 경찰 폭력 사망자 비율. 랜싯연구소
미국에서 지난 40년간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한 미국인들이 정부통계보다 1만 7천명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대 연구팀이 미국 국가인구통계시스템(NVSS) 분석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NVSS는 미국 연방정부가 전국 각지에서 발급되는 사망증명서의 정보를 취합하는 통계시스템이다.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18년 사이의 NVSS 통계와 경찰에 의한 사망 사건을 추적하는 단체 및 언론 보도 사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자(NVSS)는 이 기간 경찰에 의한 사망자를 1만 4천명으로 집계했지만, 후자에서는 그 보다 1만 7천명이 많은 3만 1천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국가 통계에서는 경찰에 의한 전체 사망자의 55%인 1만7천명이 누락된 셈이다.
 
연구자 가운데 한명인 워싱턴대 그리스 머레이는 "대부분의 사망 원인에서, 의사가 작성한 사망 진단서는 일종의 황금률이다"며 "그러나 이 분야에서 자격증이 부족해 경찰의 폭력에 의한 사망자 수가 상당히 체계적으로 누락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사망증명서를 작성하는 검시관과 경찰과의 밀접한 관계가 이 같은 통계 누락의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무상으로 꾸준하게 접촉하는 관계인데다가 검시관이 경찰에 직접 고용된 지역도 있다는 것이다.
 
검시관 입장에선 경찰 폭력을 사망 원인으로 적시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고, 경찰로부터 사인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 자체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사인을 숨기려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 폭력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경우 해당 지역 경찰과 검시관이 마약과 기저질환을 사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이번 조사에서는 흑인이 경찰 폭력으로 사망할 확률이 백인보다 3.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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