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 마스크 두고 여야 설전 얼룩진 교육위 국감

국민의힘 교육위원들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마스크 착용
민주 "시위 않기로 합의했다…국감할 때 마다 이럴 건가"
국민의힘 "부동산 게이트 빨리 수사하자는 것…내로남불은 민주당"

연합뉴스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시작부터 '마스크 시위'를 둘러싼 여야 간 신경전으로 얼룩졌다.
 
이날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한국장학재단,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위 국감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참석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찬대 의원은 감사 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매번 국감을 이렇게 치를 것인지 강력하게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마스크 문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이른바 화천대유 사태에 대해 특별검사나 국정조사 대신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를 우선 기다려보자는 민주당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지난 주 국감 이후 교육위원장과 함께 여야 간사가 (피케팅 등을 하지 않기로) 충분히 합의했다"면서 "국감을 할 때 마다 이럴 거면 심각하게 유감을 표한다. 교통정리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지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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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마스크나 리본 패용 등에 대해 국감 합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하셨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그날 논의는 피켓에 대한 것이었다. 박 의원과 제가 피켓이라고 메모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마스크 패용은 국회의원 개개인에 대한 것이자 문구를 쓰는 것 또한 자유"라며 "국회의원 개개인 신체에 대한 패용까지 따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인 조해진 교육위원장은 "본회의나 상임위 회의 때 플래카드를 펼치거나 피케팅을 하는 것은 어느 당을 막론하고 진지한 토론이 본질인 국회의 의사진행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부터 생각해왔다"면서도 "메시지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는 것은 솔직히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 간사께서 일회적이 아니라 우리 위원회의 운영 원칙으로서 기준을 세워주고, 더 나아가 원내지도부와 상의해서 모든 상임위, 본회의까지 다 적용할 수 있는 합의사항을 협의해 달라"며 자신의 판단은 유보한 채 추가 협의를 당부했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펼쳐졌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메시지가 담긴 수단이 "마스크냐 아니냐가 핵심이 아니다. 우아한 말로 얘기했지만 논점을 흐리는 것은 좋지 않다"며 "원내 합의와 같은 식으로 말을 하셨는데 위원장의 역할은 그런 것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으로 이런 대응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윤영덕 의원은 "국회 주변에서 피켓 시위하는 분들과 달리 국회의원들은 소통관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역구 주민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행정부의 교육정책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집중해야 할 국감인 만큼 굳이 하시겠다면 (마스크를 쓰지 말고) 자신의 발언 시간에 하시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회의를 진행하는 위원장이 나름의 객관성을 가지고 정치적 소견을 말한 것을 '실망스럽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위원장은 여당 편만 들어야 하느냐"며 "대장동 사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며 특정 정당을 비방하려는 것이 아니다. 수천억 부동산 비리 게이트에 대해 여야가 힘을 모아 빨리 진실을 규명하자는 마음"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저희 당을 향해 '국힘당'이라고 부르셨는데 합당하지 않아. 저희가 민주당을 '더불당', '더민당'이라고 부르면 되겠느냐"며 "또 내로남불이라고도 하셨는데 수억 원을 유용한 윤미향 의원, 임금을 체불한 이상직 의원을 제명하자고나 해보셨나. 그야 말로 내로남불의 정수로 사과해야 할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지금 뭐하자는 거냐", "국감을 해요, 국감을" 등 고성을 지르면서 한동안 장내가 소란해지기도 했다.
 
다만 조 위원장이 논의가 길어질 것을 우려해 의사진행발언 의원 수를 제한, 설전이 끝난 후 각 기관의 업무보고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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