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화천대유 자금 흐름 캔다…금고지기·정영학 조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의 '키맨'으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와 화천대유의 금고지기를 조사하며 자금 흐름을 캐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뇌물 5억 원을 줬다는 혐의를 받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는 이날 정 회계사를 불러 조사했다. 정 회계사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이자, 로비 정황이 담긴 19개의 녹음 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핵심 인물이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에는 정 회계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그리고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등이 이익금 배분 문제를 두고 논의하는 내용들이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10월 김씨를 찾아가 대장동 개발 이익에서 자신의 몫 700억 원을 요구했고, 김씨도 주겠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로부터 개발 이익 25%를 받는 대가로 해당 사업 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김만배씨와 동업자인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가 각각 추천한 김민걸 회계사를 전략사업실장에, 정민용 변호사를 전략투자팀장에 신규 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이 정 변호사 등을 통해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유리한 점수를 부여해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2015년 당시 예상 개발이익은 1800억 원으로 유 전 본부장이 예상했던 돈은 개발 이익의 25%인 450억 원이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배당수익이 3천억원 가까이 더 늘어나자 유 전 본부장이 더 많은 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700억 원은 김씨와 그의 가족이 소유한 천화동인 1~3호의 배당수익 추정액 약 1400억 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검찰은 올해 1월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700억 원 가운데 일부인 5억 원을 받았고 이 돈을 유원홀딩스에 투자받기로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원홀딩스는 유 전 본부장이 자신과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으로 일했던 정민용 변호사 명의로 설립한 부동산 및 관련 업체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영장심사 직후 대화 내용의 700억 원을 인정하면서도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수천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와 8억 원 상당의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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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이날 화천대유의 자금 관리를 맡았던 회계 담당 임원 김모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화천대유 법인 자금 473억 원을 인출한 것과 관련해 김 이사를 상대로 그 사용처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473억 원에는 검찰이 올해 1월 김만배씨 측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는 5억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처 팀장급 관계자도 불러 조사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외에도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시행사 격인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씨로부터도 각종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약속한 사업 이익을 못 받았다며 자신이 받아야 할 돈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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